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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김권태



저물녘, 공터 위에

쓸쓸하게 빛나는

쇳조각 하나



그 날카로운 빛으로

까맣게

빨려 들어가는 하늘



누가 한번 살다 버린 집처럼

쓸쓸하게 웃고 있는

저 고요한 여자!


- 김권태 시집 『빛의 속눈썹』/시인동네

 



 

인간들에게 어머니란 존재는 단순히 자신을 잉태하고 낳아준 육체, 혹은 인류의 유전인자를 고스란히 받고 빠져나온 유전자의 집쯤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머니를 두고 생물학적 사건만을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머니는 연민의 대상, 혹은 말없이 자신을 보며 힘든 인생 응원해주는 여자, 혹은 태어나 처음 사랑을 알게 된 첫사랑의 기억을 가진 존재… 여기서 시인은 ‘공터의 쇳조각’, ‘빛으로 빨려드는 까만 하늘’, ‘살다버린 집’으로 표현하고 있다. 아마도 쓸쓸하게 조금씩 허물어져가는 집을 보며 어머니를 떠올렸을 것이다. 단지 세상에 몇 년 먼저 태어나 나를 낳아 희생하고 고요히 사라지는 존재가 어머니인 것을 시속에 담고 있다. 어머니는 그렇게 쓸쓸하고 고독한 존재인 것이다.

/성향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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