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사진
/노혜봉
시신기증 카드에 복사해 넣은
어머니,
얼굴이 화사하다
천국행 차표도
선뜻 남한테 건네주었을
어머니의 품새
살아생전 85세,
올올한 결심.
봄나들이 찬란한,
콧잔등에 코티 분 향내음이
묻어날 것 같은 온기,
잘 마른
장미 꽃잎의 날개가 가비얍다
오래 묵힌 찰나가 찬연하다.
노혜봉 시집 〈좋을 好〉/계간 ‘리토피아’ 봄호에서
옛날에 비해 살기도 좋아진데다가 의학의 발전으로 인해 인간의 수명이 많이 늘어났다. 생산직 연령이 높아지기만 한다면야 오래 사는 것이 좋긴 할 것이다. 언젠가는 그런 사회가 오기도 할 것이다. 미래의 건강하게 오래오래 잘 사는 사회를 위해 시신을 기증하는 마음이 아름답다. 어머니라는 존재는 내 어머니만이 아니다. 모든 어머니는 모두의 어머니이며 곧 인류의 어머니인 것이다. /장종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