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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는 말자

 

텅 빈 학교 운동장을 장미꽃이 지키고 있다. 아이들이 뛰어놀던 운동장이며 그네 그리고 미끄럼틀에 바람이 몰려와 한바탕 논다. 중동호흡기증후군 즉 메르스의 여파로 며칠 째 휴업중인 초등학교엔 적막감이 감돈다.

학교뿐만이 아니다. 메르스 첫 환자가 발생된 평택은 온통 공포 분위기다. 거리의 사람들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꼭 필요한 외출이 아니면 자제하는 분위기다. 하여 시장이며 대형마트 등 평소에 인파로 북적이던 곳들이 한산하다.

메르스 여파로 당분간 영업을 하지 않겠다는 안내문이 붙은 식당이며 미용실 등이 자주 눈에 띈다. 서로서로 조심하고 안부를 묻는다. 만나는 사람마다 삼삼오오 메르스가 주 화제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일이 현실이 되다보니 이런 저런 유언비어가 난무하면서 상황을 더 어렵게 몰아가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

사스나 신종플루 때도 그랬던 것처럼 정부기관과 국민 모두의 노력으로 잘 극복할 거라 믿는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 서로 조심하는 것도 좋지만 지나치다보니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이 막대한 악영향을 끼친다.

우리처럼 메르스가 발병한 병원 근처에서 활동하는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그 병원 근처에서 주유하는 것도 꺼려하고 심지어는 그 병원을 지나치는 것조차 부담스럽다고 한다. 동네 슈퍼 주인도 문을 닫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수많은 사람 중에 누가 바이러스 보균자인지 알 수도 없으니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두렵다며 하소연을 한다. 식당가도 손님이 뚝 끊기고 기침만 해도 전염병 환자처럼 따가운 시선이 쏟아진다.

아파도 병원가기가 두려워 웬만하면 참으려고 한다. 지나친 우려가 병을 키우기도 하지만 불안과 공포로 인해 모든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이럴 때 일수록 나하나 쯤이야 하는 생각보다는 나부터 나와 가족 그리고 주변을 챙기기 위해 감염예방 수칙을 준수하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과 기관지 천식 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있는 가정에서는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다. 건강한 식습관과 청결한 몸가짐으로 이 어려움을 잘 극복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나도 평택이 아닌 타 지역 사람을 만나는 것이 왠지 부담스러워 피하게 된다. 괜히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고 상대방이 나를 만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앞서 꼭 필요한 만남이 아니면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되고 약속 자체를 취소하게 된다.

타 지역의 지인들이 괜찮으냐고 안부를 묻는 것도 처음엔 감사했는데 지나치다보니 마치 전염병환자 취급을 받는 것 같아 부담스럽고 짜증이 난다. 우리는 별 탈 없이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데 주변에서 환자처럼 몰아가면서 문제를 확대시키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하는 것처럼 근거 없는 소문으로 공포분위기를 조장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어려울 때일수록 자중하고 신중하게 처신하여 서로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메르스보다 더 무서운 것은 공포와 불안 그리고 유언비어 일수도 있다. 정부기관을 믿고 우리는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여 이 어려운 상황이 하루 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가족을 지키고 자신을 지키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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