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나라는 국민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는 정부의 대처로 인한 메르스 확산 공포, 이로 인한 서민경제 불황, 초등학교 유치원 휴교, 관광객 방문 급감 등 어수선하다. 거기다가 각종 공공요금과 지방세 인상 등으로 서민들의 불만에 극에 달해 있다. 미군은 ‘배달사고’라고 하지만 세균전에 사용되는 치명적인 탄저균 생균을 평택 소재 미군기지로 보냈다.
게다가 극심한 가뭄까지 겹쳐 있다. 5월 전국 평균 강수량은 57㎜로 평년(102㎜)의 절반 수준이다. 가뭄은 특히 인천, 경기 북부, 강원 영동 등 중부지방에서 심각하다. 일부 지역은 강수량이 평년의 50% 미만이다. 그 중 인천 도서지방은 식수를 육지에서 실어다 먹을 정도로 물부족 현상이 더 심하다. 이처럼 심한 가뭄은 농사에 큰 영향을 미친다. 채소류 작황이 좋지 않아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실제로 지난 8일 기준 가락시장의 배추 한 포기 평균 경락가격은 2천393원으로 1년 전(760원)보다 214.9%나 올랐다고 한다. 양배추(185%), 대파(120%), 시금치(54%), 양파(48%), 무(41%) 등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가뭄이 더 오래 지속된다면 올 한해 농사는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처럼 이런저런 악재들이 겹쳐 나라 전체가 뒤숭숭하다. 이런 와중에 그야말로 ‘가뭄 속 단비’같은 소식이 전해진다. 군포시 거주 80대 노인의 선행이 그것이다. 올해 80세 된 김모 노인 부부가 일화 100만엔(한화 895만원)이 든 봉투를 주워 주인에게 돌려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노인 부부는 우리사회 극빈층이다. 부부의 주 수입원은 폐지 수집이다. 한 달 20여만원 정도 밖에 안 되는 폐지수집 판매수입에다가 연금 16만원 등 모두 36만원으로 간신히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부부는 군포시 당동의 반지하방에 살고 있는데 매일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거리를 돌며 폐지를 수집한다. 기초수급자 지정이라도 되면 그나마 생활이 좀 나아질 수도 있겠지만 종중 땅이 그의 명의로 되어 있어 수급자 혜택조차 받을 수 없다. 한 달에 36만원으로 사는 노인들로서는 남은 평생 만져 볼 수 없는 거금인 895만원이 욕심났을 수도 있다. 그러나 돈이 고스란히 든 봉투를 경찰관에게 맡겼다. “잃어버린 사람이 걱정을 많이 하고 있을 것 같으니 꼭 좀 찾아주라”며 오히려 잃어버린 사람을 걱정했다. 그리고 이 돈은 분실자에게 무사히 전달됐다. 안 좋은 소식들만 들려오는 요즘 노인부부의 선행이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