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는 보편화된 인사법이지만 일정한 규칙이 있다. ‘연장자가 먼저 악수를 청한다’거나 ‘남성 쪽에서 여성에게 먼저 손을 내밀지 않는다’ 혹은 ‘남성은 장갑을 벗어야 하나 여성은 안 벗어도 된다’ 등등의 예절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건 보편적으로 이루어지는 예절이 악수이기 때문이다.
악수는 고대 로마에서부터 전해진 오래된 인사법이다. 또 보다 훨씬 후인 중세 잉글랜드라는 설도 있다. 일부 사회학자들은 ‘손에 무기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는 사례를 들어 중세 이후에 더 비중을 둔다.
악수는 때론 남자끼리 결의를 다지는 데도 쓰인다. 존중의 의미와 성공의 기원, 격려 축하 위로 등등 힘주어서 나누는 악수 속에 담긴 의미와 뜻 또한 무궁무진하다. 어느 땐 백 마디의 말보다 더 큰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서양에서 통용되는 인사 방식은 상대방의 눈을 쳐다보며 악수하는 것이다. 똑같이 악수를 하더라도 중동 지역에서는 힘을 주어 악수하는 것을 불쾌하게 여기는 반면, 미국 등 서구 사회에서는 힘이 들어가지 않은 악수를 무례한 것으로 여긴다. 일본에서는 악수할 때 상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는 것이 결례다. 그런가 하면 성경에서는 서로 손을 마주 잡는 행위에 인사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서로간의 격의 없는 친교, 또는 약속과 맹세, 화해나 화친의 뜻으로 쓰여 있어서다.
악수를 가장 잘 활용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정치인일 것이다. 해서 이런 악수 매뉴얼도 나왔다. ‘힘 조절을 잘 해야 하며 스피드를 겸비해야 한다. 건성으로 악수하는 시늉을 내면 역효과가 난다. 강한 힘을 주었다가는 손이 견뎌내질 못한다’ 등등.
메르스 공포로 인해 악수하는 것이 금기사항이 된 요즘, 가장 답답해(?)하는 사람들이 정치인이라고 한다. 악수로 ‘표밭’을 관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들이 메르스 탓에 손을 먼저 내밀기도, 내민 손을 덥석 붙잡지도 못해서라는 것. 일반인조차 찜찜하다는 악수를 놓고 별별 걱정을 다하고 있는 정치인들, 혹시 메르스가 표로 보이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정준성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