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라는 계절이 찰나로 느껴질 정도로 더위가 이르게 찾아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더운 여름을 걱정하지만, 특히 땀이 많은 분들은 걱정이 더욱 큽니다.

발한(땀이 나는 현상)은 우리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현상입니다. 땀은 99%가 물로 구성되어 있고 약간의 소금 같은 전해질과 질소함유물, 젖산 등을 포함합니다.

더울 때 흘리는 땀은 기화열로 체표면의 온도를 떨어뜨려 체온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깜짝 놀랐을 때에도 땀이 나는데 이러한 발한 현상은 모두 우리 몸의 교감신경이 흥분하면서 땀샘을 자극해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정상적인 정도보다 훨씬 많은 정도의 땀이 나거나 남들은 땀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도 땀이 나는 분들이 있는데, 이분들을 다한증(多汗症, hyperhidrosis)이라고 합니다. 당뇨병이나 갑상선 질환 또는 감염증 등 전신의 대사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 일시적인 다한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당연히 원인 질환이 좋아지면 다한증도 사라지게 됩니다.

대부분의 다한증은 특별히 다른 원인 질환 없이, 즉 아무런 이유 없이 땀이 나게 되는데, 이런 경우를 원발성 다한증이라고 합니다. 원발성 다한증은 생각보다 흔해서 많게는 전체 인구의 10%까지 된다고도 하지만, 대개는 100명중 1명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체온이 올라가거나 운동으로 활동량이 증가한 상황에서가 아니라 주로 정서적인 긴장상태에서 갑작스럽게 많은 양의 땀이 배출되는 현상입니다. 당연히 자기 몸에 불안감이 생기고 얼굴이나 손에 증상이 있는 경우는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고 정신적으로 위축되는 경향도 있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원발성 다한증은 어려서 발병합니다. 대개 십대 초반의 초등학생 때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삼십 대 이후에 발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흔한 부위는 손, 발, 겨드랑이나 얼굴입니다.

중년 이후의 분들 중에서 음식을 먹을 때에 땀이 많이 나는 증상을 호소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특히 맵거나 시고 단맛 등을 먹을 때 심하고, 안면, 특히 인중을 포함한 입과 코 주위나 두피에 흔히 발생합니다. 이것을 미각다한증이라고 따로 부르는데 음식을 먹는 상상만으로도 땀이 나기도 합니다.

이러한 다한증은 우리 몸의 특정 부위에서 땀이 나는 국소성 다한증과 얼굴부터 몸통과 다리 등 전신에서 땀이 많이 나는 전신성 다한증으로 분류됩니다.

원발성 다한증의 치료는 꼭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사회생활이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불편감을 거의 매일 느끼는 분들은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치료는 약물 도포 치료, 보톡스를 이용한 국소 주사 치료, 이온 영동법과 수술요법 등이 있습니다. 특히 얼굴, 손, 겨드랑이 등의 국소 다한증에 대해서는 교감신경절제술이 가장 탁월한 효과를 보입니다. 하지만 수술 후에 몸의 다른 부위에서 땀이 늘어나는 경향(흔히 보상성 다한증)이 있을 수 있어서 수술 전에는 전문의와 깊은 상의가 필수적입니다.

무더위가 올 수밖에 없는 여름철을 준비하면서, 기분 좋게 시원한 땀만 적당히 흘릴 수 있는 여름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