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전사자 유해 발굴 전문 부대는 2개가 있다. 그중 하나가 대한민국에 있는 유해발굴 감식단이다. 또 하나는 미국에 있다.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 합동사령부(JPAC) 중앙감식소가 그것이다. ‘조국은 당신을 잊지 않는다’는 슬로건 아래 단 1명의 전사자와 실종자라도 끝까지 찾아 귀환시키는 것으로 유명한 미 중앙 감식소는 특히 북한내 미군 유해발굴로 명성이 높다. 지난 1995년부터 북한에 들어가 발굴작업을 하기 시작한 중앙 감식소는 10년동안, 1951년 1·4후퇴 직전중공군과의 격전지였던 함경남도 개마고원의 장진호 주변에서 400여구의 전사자 유해를 발굴, 세계적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후 감식소는 북측에 모두 2천800만 달러(약 330억원)의 대가를 지불하고 유해를 옮겨왔다. 부대 슬로건을 그대로 실천한 셈이다.
우리나라의 유해발굴 감식단은 미국의 JPAC가 룰 모델이다. 부대 창설은 2000년 6·25전쟁 5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을 시작한게 계기다. 2007년에는 육군에서 국방부로 소속이 바뀌고, TF팀에서 유해 발굴 감식단으로 확대됐다. 이후 15년 동안 유해발굴감식단은 전국에서 9826구의 유해를 발굴했다. 이 중 국군 유해는 8596구다. 나머지는 유엔군(13구), 북한군(697구), 중공군(520구)의 유해였다.
감식단은 매년 현충일에 시신을 찾지 못한 전사자 유가족에 대한 채혈(採血)행사를 벌인다. 발굴될지도 모를 유해의 유전자 감식 등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미리 혈액을 준비해 놓는 것이다. 국방부 통계에 따르면 6·25전쟁으로 국군 13만7천899명이 전사한 것으로 되어있다. 이중 3만9천여명은 북한에, 1만3천여명은 비무장지대(DMZ)에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안타까운 것은 비무장지대와 북한에 묻힌 유해에 대해 는 전혀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65주년을 맞는6·25를 끝나지 않은 전쟁이라 말하는 이유중 하나다. 하지만 지금도 국내 곳곳에선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영웅들의 유해 발굴 작업은 계속 되고 있다. 그들을 조국품에 안겨 주기 위해.
/ 정준성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