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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성 칼럼]일년의 절반을 보내면서

 

5월부터 국가 재난수준으로 전국을 강타한 메르스, 6월 한달 동안 30여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키며 국민들을 포비아(공포)로 몰아넣었던 전염병도 이제 서서히 진정되는 분위기다. 끝없이 날 뛸 것으로 보였지만 이쯤에서 잦아드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일부 지역에서 근거 없는 괴담이 아직 성행하고 있고 이같은 이야기는 또 다른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어서다. 아파트를 비롯한 동네 분위기도 여전히 냉랭하다. 이웃집과의 왕래도 아직은 제한적이다. 어쩌다 마주쳐도 예전의 살가운 모습은 없어지고 오히려 조심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거리를 활보하는 시민들의 모습도 마찬가지다. 비록 마스크 행렬은 줄어 들었다고는 하나 다중집합장소 출입을 자제하는 모습에는 달라진게 없다. 특히 의료진을 비롯 가족들에 대한 ‘은따(은근한 따돌림)’도 여전하다. 아직도 바깥 출입을 염려하는 ‘조심족’ 덕분에 배달 업체는 인기고 배달 종업원은 정신이 없다는 푸념이 넘쳐난다. 언제쯤 예전의 모습이 되살아날지 답답하다.

이런 6월의 경제 사정은 더욱 안 좋았다. 언제 한번 경제 사정이 좋은 적이 없었지만 이번 메르스로 인해 더욱 피폐해진 것이다. 때문에 직격탄은 맞은 곳은 서민들이다. 특히 재래시장등 자영업과 중소기업은 그 타격이 메카톤급이었다. 대형 유통업도 마찬가지였다. 경제 전문가는 주식시장에서 화장품과 백화점, 여행·레저 업종의 시가 총액이 6월 한달동안 6조 5천억원이 날아갔다는 분석을 내놓을 정도 였다. 그러나 이것은 대한민국의 전체 경제피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정부가 서둘러 긴급 처방을 내놓았으나 역부족이었다. 덩달아 서민 물가도 치솟아 살림살이를 더욱 어렵게 했다. 그 틈을 타 서민 교통요금도 기습 인상됐다. 그야말로 엎친데 덮친격이다. 거기에 글로벌 경기침체도 우리의 발목을 잡았다. 특히 디폴트가 우려되는 그리스사태가 우리 경제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 정부는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 적이라 하지만 심각성은 그리 만만치 않다

40여년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 피해도 메르스 만큼이나 전국을 달궜다. 농민들의 타는 가슴을 더욱 타들어 가게 했던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면서 배추를 비롯한 채소값이 급등했다. .모두가 메르스 충격으로 팍팍해진 서민살림을 더욱 어렵게 만들기에 충분한 사안들이다. 그런가 하면 농사 현장에선 물부족으로 그 고통이 가중됐다. 특히 인천과 경기북부 강원 영동등 일부 지역 강수량은 평년의 절반에도 못미져 심각한 물부족 현상을 겪었다. 오죽하면 대통령마저 논에 물대기에 나섰 겠는가. 그것도 취임후 최초로 말이다..

6월은 조국을 위해 목숨을 초개같이 버린 영령들을 기리는 호국보훈의 달이지만 이 또한 메르스 때문에 묻혀버렸다. 그나마 6월의 끝자락 연평해전으로 산화한 영웅들의 이야기가 우리의 가슴을 울린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하지만 이 또한 영화가 개봉되어서야 과거의 아픔을 되새긴 것이어서 많은 사람들, 특히 전사자 가족들의 아쉬움과 분노를 샀다.

그런가 하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대통령의 거부권이 행사 된것도 6월이다. 잠시 정치권은 물론 나라가 혼란에 빠졌었다. 이로인해 여권은 분열 양상을 보이고 야당은 연일 대통령을 비롯 여당을 싸잡아 비난 하고 있다.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행위니, 국민에 대한 도전이니’ 하며 독기어린 표현으로 집중 공세를 펼쳤다. 보는 국민은 답답하다 못해 판단의 혼란마저 가중됐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렵고 어려운 경제의 숨통을 틔워주기 위한 각종 법규들이 국회에 계류중인 상황에서 또다시 정쟁의 깊은 늪으로 빠지고 있으니 그 어느누가 답답해 하지 않겠는가.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앞으로 여야의 대치가 얼마나 더 길어질지. 그로인해 받아야 하는 서민들의 고통이 얼마나 깊어질지. 아직 진행형이어서 더욱 그렇다.

내일이면 이처럼 잔인했던 6월을 보내고 7월을 맞는다. 또 다시 시작되는 일년의 절반은 그나마 나아지려나 막연한 기대를 해본다. 망나니처럼 우리를 괴롭히던 메르스의 완전 종식을 함께 기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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