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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복(伏)과 민어

예부터 복(伏)날 에는 보양식을 먹고 더위를 이겼다. 그중 대표적인게 계삼탕(鷄蔘湯), 복죽, 개장국, 민어탕, 장어탕 등이다. 지금이야 삼계탕과 보신탕이 복달임 음식으로 대변되지만 과거에는 이처럼 다양했다. 그중에서도 민어탕을 일품으로 쳤다. 속담도 있다.‘복더위에는 민어탕이 일품, 도미탕이 이품, 보신탕이 삼품’. 또 조선시대엔 ‘양반은 삼복에 민어를 먹고 평민들은 구탕(狗湯)을 먹는다’고 하며 오뉴월 여름의 고급 음식중 첫 손가락으로 꼽았다.

맛 있는건 탕과 회 뿐만이 아니다. 미식가들은 쫄깃하고 기름진 뱃살과 꼬리살, 지느러미살을 먼저 먹는다.뜨거운 물에 살짝 데쳤다가 찬물에 헹군 껍질을 참기름 소금에 찍어 먹는 것도 별미다. 구이, 전, 아가미무침, 뼈다짐 등 못 먹는 게 없다. 알마저 생선 알중 최고로 친다.

민어가 산란기를 앞둔 여름에 가장 맛있는 것도 식도락가들의 보양식으로 사랑받는 이유다. 단백질이 많고 비타민과 칼륨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해 노약자나 환자들의 건강 회복에 좋다고 한다. 콜라겐과 콘드로이틴 성분은 골다공증·고혈압·동맥경화·심근경색 예방과 피부 보습을 돕는다. 동의보감에도 ‘민어의 성질이 따뜻해 여름철에 냉해지기 쉬운 오장육부의 기운을 돋우고 뼈를 튼튼하게 해준다’고 했다.

민어(?魚),·면어(?魚)라고 부르지만 세종실록지리지와 신증동국여지승람의 토산조에는 민어(民魚)라는 이름으로 기재되어 있다. ‘자산어보(玆山魚譜)’에도 민어를 면어(?魚)라고 하고 그 속명을 민어(民魚)라고 했다.

민어 부레는 쫄깃한 맛도 일품이지만 접착력이 뛰어난 아교를 만들기도 한다. 우리민요 강강술레에서 서로 잡은 손을 공고히 하기 위한 매김 소리에 ‘이 풀 저 풀 다 둘러도 민애풀 따로 없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특히 ‘옻칠 간 데 민어 부레 간다’는 옛말처럼 나전칠기와 고급 장롱, 합죽선의 부챗살과 갓대 접착제중 최고로 친다.

제철인 민어가 요즘 착한가격으로 서민들의 입맛을 유혹중이라 한다. 자연산보다는 양식이 풍어를 이루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마침 오늘(13일)이 초복이다. 더위도 이기고 건강도 챙기고, 민어탕 한 그릇 괜찮을 듯 싶다. /정준성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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