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용엽: 인간의 길’전은 ‘인간애’가 바탕이 된 원로 화가 우산 황용엽(1931~)의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조망하는 대규모 회고전으로, 1960년대부터 1990년대 이후까지 각 시기의 특징을 보여주는 대표 작품 90여점이 소개된다.
한국현대사의 격동 속에 치열한 예술혼으로 독자적인 회화양식을 구축한 황용엽은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온전히 창작활동에 매진한 투철한 예술가상의 전형을 보여준다.
1931년 평양에서 출생한 그는 평양미술학교 2학년 때인 1950년 6·25 전쟁을 피해 월남했다. 1957년 홍익대를 졸업하고 당시 한국화단을 휩쓴 앵포르멜, 단색조 회화, 극사실주의 등 다양한 예술 경향들과 거리를 둔 채 ‘인간’을 화두삼아 자신만의 독자적인 형상회화의 세계를 구축했다.
이번 전시는 황용엽의 예술세계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시기별 흐름과 작품의 경향을 고려해 구성했다.
1960~70년대의 공간은 미로와 같이 좁은 통로와 어두운 벽색을 통해 음울했던 시대의 절박함과 그 속에 휩쓸린 인간들의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1980년대에 선보였던 격렬한 표현의 인간 군상들은 벽면과 분리돼 단독자의 모습으로 설치돼 관객들과 대면한다. 1990년대 이후를 조망하는 공간에서는 토속적인 자연을 배경으로 삶의 여정을 떠나는 인물들이 묘사된 대형 회화 작품과 작가 인터뷰 자료 영상이 상영된다.
전시 관계자는 “황용엽의 60년 예술 여정은 한 인간의 숙명적인 삶에 대한 처절한 기록이자, 치유와 회복의 감동적인 울림”이라며 “관람객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인간의 삶, 인간과 예술의 의미에 대한 깊은 성찰의 기회가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의: 02-2188-6000)
/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