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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차. 차. 차.

 

바쁘게 일을 하다 보면 하루가 눈 깜빡 할 사이에 지나간다. 벌서 몇 해째 종종거리며 살다 보니 마음 놓고 외출 한 번 할 짬을 내기 힘들다. 자연 대중교통을 이용할 기회도 별로 없고 어쩌다 모임에 참석할 때나 더러 있는 친척 경조사에도 서로 연락을 해 시간 맞는 사람끼리 카풀을 하니 큰 불편을 못 느꼈다. 그 날도 갈 때는 카풀을 해서 편하게 갔지만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문제였다. 터미널은 언제나 어수선하고 차에서 나오는 매연으로 공기가 탁해 분위기가 편치 않다.

차 시간도 모르고 무턱대고 가보니 차가 금방 떠나 삼십분에 한 대씩 있는 차를 우두커니 앉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말끔한 공항버스가 도착해 줄을 서서 차에 오르려는 순간 뒤에 오는 차를 타라고 한다. 분명 내가 가고자 하는 곳에 정차하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아무 말도 못하고 당황해서 허둥지둥 돌아섰다. 영문도 모르는 채 부끄럽기도 하고 물러서서 조금 기다리다 보니 직행 버스가 다가와 빨리 타려고 교통카드가 끼워진 핸드폰을 열고 올라서는데 카드 안 받는다며 다른 차를 타라고 한다. 지금까지 기다리고 그냥 물러 설 수 없어 이유를 물으니 우리 oo운수는 카드 안 받는다고 하는 퉁명한 답이 돌아온다. 또 다시 아무 소리 못 하고 돌아섰다. 물론 현금을 사용해도 되겠지만 무안하기도 하고 핸드백에서 지갑을 열고 돈을 꺼내는 일련의 행동이 번거롭기도 하고 뒤에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무슨 이유로 교통카드를 받지 않는지도 모르겠고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버스 출입문 보이기 쉬운 위치에 교통 카드를 받지 않는다는 표지를 부착하면 서로가 편안하지 않을까 싶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가끔 지나치던 버스가 오긴 오는데 이번에는 또 어쩌려는지 걱정스러워 조심스럽게 승차를 하는데 뒤에서 누군가 한 말씀 하신다. 꾸물거린다고… 겨우 자리에 앉으니 하루의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온다. 모든 일을 마친 뒤의 편안함 보다 무언가 억울하다는 생각이 수도 없이 고개를 쳐든다.

지정거리는 날씨에 흰색 바지까지 입고 빗물이라도 튀지 않을까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우산이며 오롱조롱 짐은 움직일 때마다 손가락을 파고들어 더 힘들고 지치게 했다. 한 참이나 낯선 사람들 틈에 끼어 앉아 기다리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버스도 제대로 못 타는 내가 한심스럽기도 하고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는 바보가 된 기분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세상에 바보가 나 한 사람 밖에 없지는 않을 터 이용자의 입장에서 보다 친절한 안내와 서비스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대중교통은 대중으로부터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에너지 낭비나 화석연료 사용에서 비롯되는 환경오염 문제에도 불구하고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라면 대중교통 이용은 내키지 않는 일일 수밖에 없다. 다음에는 무조건 차를 가지고 다녀야지, 과연 나

혼자만의 하는 생각일까…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작가 신인상 수상 ▲가평문학상 수상 ▲가평문인협회 이사 ▲플로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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