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시대는 종결을 선포했지만 휴전국 대한민국에서는 여전히 이념 대립이 심각하다. 서로 간의 이해 없이 갈등과 비난만으로 얼룩져 있을 뿐이다. 이러한 현실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귀감을 주는 독립운동가 여운형의 삶을 다룬 책이 나왔다.
‘몽양 여운형 평전’의 저자 김삼웅은 여운형을 ‘조선의 자주적 독립과 해방, 통일정부 수립을 위해 싸웠던 진보적 민족주의자’라고 일컫는다.
그는 필요에 따라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까지 넘나들며 조선 독립을 요구하고 싸웠다. 베를린 올림픽에 있었던 일장기를 말소한 사건 당시 여운형은 조성중앙일보 사장으로 있었고, 당시 일제와 타협을 거부하고 신문사를 폐간시키는 길을 택했다.
여운형의 담대하고 강직한 면모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가장 먼저 근대적인 정당을 창당하고 3·1혁명 추진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에 앞장서는 등 늘 한발 앞서 독립운동을 개척해 나갔다. 모스크바 원동피압박민족대회에 한국대표로 참여해 러시아 혁명 대표들을 만났고 중국 신해 혁명의 지도자 손문의 권고로 중국 국민당에 가입하기도 했다.
여운형은 늘 당당함을 잃지 않고 조선독립을 외쳤다.
이처럼 그의 수맥에 흐르는 정신은 진보적 민족주의였다. 정관매진(正觀邁進), 즉 ‘바르게 보고 힘써 전진하라’는 뜻이 담긴 휘호를 즐겨 썼던 데서도 그의 성품과 사상을 알 수 있다. 한편 대담하고 목표지향적이었던 그의 행보에 대해 기회주의자, 친일파라고 비난하는 사람도 생겨나기도 했다.
책에서는 가까이에서 본 여운형의 삶을 통해 나라를 사랑했던 진정한 독립운동가 여운형을 소개한다.
독립운동사 및 친일반민족사 연구가로서 이 분야에 대해 40여 권을 집필한 김삼웅은 독립운동가로서의 여운형의 삶을 되짚어 보고 현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나라, 민족에 대한 애정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