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이름이 물건의 상표와 같다면 욕이 될까. 인간과 물건을 동일시 해서는 안되지만 이름과 상표만 놓고 따진다면 널리 알려진 상표일수록 상품이 돋보이 듯이, 사람의 이름도 부르기 좋고 듣기 좋으면 나쁠 것이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이름은 3자 아니면 4자이고, 특별한 경우 5자 성명(姓名)도 있다. 작명(作名)은 집안의 어른이 족보의 항렬에 따라 짓기도 하지만 용타는 작명가에게 돈을 주고 짓는 경우가 태반이다.
최근에는 햇내기 부부가 의논 끝에 짓는 이름도 적지 않다. 문제는 애써 지은 이름이 모두 부르기 좋고, 듣기 좋은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예컨데 나죽자(羅竹子), 조방구(曺芳九), 김창녀(金昌女) 따위는 한문 뜻으로 따지면 그리 나쁜 이름이 아니다. 그러나 음으로 따지면 아름다운 이름이라고 할 수 없다.
이름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이 많아지자 1994년 대법원은 한시적으로 개명(改名) 기회를 준 바 있었다. 이때 몇명이 개명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본인이 원하는 새 이름을 갖게 된 사람들은 하늘을 날듯한 기분이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70대 전후의 여성 가운데는 아들 ‘자(子)’가 든 이름이 많다. 일제시대 창씨개명(創氏改名)을 할 때 일본식 이름의 영향을 받은 탓이다. 인간은 죽어도 이름은 남게 마련인데 사람의 성과 이름을 강제로 바꾸게 했으니 이는 인류사에 대한 반역이었다.
그런데 체제가 다른 북한의 이름은 어떤가. 우선 북한에는 김일성(金日成)과 김정일(金正日)이란 동명이인(同名異人)이 없다. 아니 없는 것이 아니라 지을 수 없게 되어 있는 것이다. 또 일찍이 지도자 동지가 남자는 강하고, 여자는 정숙해야 한다고 교시한 이후 남자는 쇠’철(鐵)’과 사내 ‘남(男)’, 여자는 구슬 ‘옥(玉)’과 맑을 ‘숙(淑)’자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니, 북한다운 작명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