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18 (일)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우리들이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은 민족 공동 번영과 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남북 간 합의사항들을 착실하게 이행해 나가는 것입니다.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기원하면서 그동안 우리 자유의 소리 방송을 들어준 인민군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무궁한 행운을 빕니다.”

2004년 6월14일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확성기를 통해 울리던 대북방송 ‘자유의 소리’는 이 같은 클로징 멘트를 마지막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상호 비방방송을 전면 중지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42년간 계속해온 방송이 막을 내린 것이다.

당시 북한은 군사회담에서 대북방송을 중단시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매달렸다고 한다. 그리고 북한군과 주민의 사상적 기반을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방송과 삐라라는 것도 알려졌다.

남북한이 방송 및 확성기와 삐라를 통해 서로의 체제를 비난하는 심리전을 펼치기 시작한 것은 6·25를 치르면서다. 전쟁 때에는 삐라가, 휴전 직후부터는 확성기 방송이 주류를 이뤘다. 삐라가 상대편의 귀순이나 항복을 권유하는 내용이 많았다면, 확성기는 귀순 종용과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정부 차원의 방송과 삐라 살포는 중단했지만, 천안함 피격 이후 민간단체가 다시 보내기 시작했다.

이러한 심리전은 말 그대로 무기 없이 사람의 마음을 이용하여 승리하는 전쟁방법이다. 손자병법에서 말한 不戰而屈人之兵 善之善者也(부전이굴인지병 선지선자야: 싸우지 않고 굴복시키는 게 최선)와 같다. 세계적으로도 이 같은 사실이 증명된 바 있다. 서독의 대동독 방송은 동독인들의 의식 변화와 민중봉기의 촉매제로 작용했고, 미국의 자유유럽방송 역시 소련과 동유럽의 와해와 민주화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나서다.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이후 최근 재개된 대북 확성기 방송을 두고 남북이 일촉즉발 상황이다. 최고위급회담도 밤을 새워가며 사흘째 계속됐다. 기왕 머리를 맞댔으니 상호 비방을 영원히 중지한다는 평화 선언이 나왔으면 오죽 좋으련만. /정준성 주필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