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고위 당국자 간 2차 회담이 24일 판문점에서 계속됐다. 북한의 발뺌으로 양 측이 합의점을 이끌어내기란 힘들었던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북한은 연일 관영 언론을 동원해 주민들에게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남한과 미국에 대한 증오심을 유발시키며 결집을 촉구하는 글과 사진을 싣고 있다.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 TV도 역시 무장한 인민군과 우리 측 대북 확성기를 조준하는 장면을 내보내며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북한군 또한 병력을 휴전선 인근으로 전진 배치시키고, 잠수정과 잠수함을 기지로부터 이동해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우위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분석되고 있지만 겉으로는 대화에 임하고 뒤로는 전쟁준비를 독려하는 양면성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남한에 사재기가 만연하고 병사들이 탈영을 한다든지, 해외로 피신하기 위한 사람이 몰려 남한의 항공료가 10배 이상 뛰었다는 허무맹랑한 보도를 하고 있다. 또 전쟁 참여와 자진 입대를 선동하는 일반 주민들의 글을 잇달아 소개하며 전쟁 분위기를 띄웠다. 북한 전국 각지에서 청년과 학생들이 입대 지원 모임을 열고 있다고 전하고 북한 주민들에게 체제 수호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 육군 병사들이 임무 수행을 위해 전역을 스스로 미루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마음 든든하다. 제1야전군 예하에만 지난 23일 현재 30여명이 전역 연기를 신청했고, 중서부 전선 소속 부대에서 정기휴가 중인 병사들도 부대로 속속 복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소식을 접한 국민들의 반응도 뜨겁다. 24일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같은 젊은이들이 있기에 대한민국은 희망이 있다” “자랑스럽다”는 등 환영과 격려의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북한의 도발과 전쟁위협에도 불구하고 시민들도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었다.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생활필수품을 사재기하는 모습도 전혀 없었다. 국군통수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의 철저한 응징과 단호한 대응을 하라는 명령과 한민구 국방장관의 대국민담화 발표에 국민들은 한마음으로 안보의식을 다지고 있다. 정치권 역시 정쟁을 중단하고 여야가 모두 군에 무한한 신뢰를 보내고 초당적으로 위기에 대처하기로 했다. 앞으로의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할 수 없다. 이럴 때일수록 민관군이 똘똘 뭉쳐 안보의식을 드높이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