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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의 역사는 매우 오래됐다. BC 327년 알렉산드로스대왕이 인도로 원정군을 보냈을 당시 사령관이던 네아르코스 장군이 ‘벌의 도움을 받지 않고 갈대의 줄기에서 꿀을 만들고 있다’고 보고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다. 따라서 학자들은 인도에서 처음으로 설탕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슈거(sugar)의 어원이 인도의 산스크리트어 사카라(sakkara)에서 유래됐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그 후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에 전해졌다고 한다.

설탕은 15세기 최고의 사치품으로 대접 받았다. 페르시아를 비롯 유럽에 이르기까지 축제를 빛내는 초호화 장식을 만드는 데 사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에서는 단순한 설탕만이 아니라 설탕에 기름, 으깬 아몬드와 땅콩을 혼합해 장식을 만들었다. 화려함의 극치는 1515년 영국 웨스트민스터에서 거행된 울지 추지경의 취임식이었다. 연회에 설탕으로 만든 성과 탑 말과 곰 그리고 원숭이도 구경할 수 있었다고 해서다. 설탕은 이처럼 주최자의 권력을 눈과 맛으로 표현한다고 해서 힘의 상징으로 불리기도 했다.

오늘날 설탕이 없어선 안 될 기호품으로 자리 잡은 것은 영국인들의 공이 크다. 17세기부터 쓴맛으로 대변되던 홍차, 커피, 초콜릿에 최초로 설탕을 가미해 즐긴 것이 그들이고 세계로 확산돼서다. 상류층 식탁에서 코스와 코스 사이에 접시를 치우는 빈 시간을 설탕으로 만들어진 간식을 먹으며 즐긴 것도 그들이다. 요즘으로 치면 티타임과 중간 디저트에 해당하는 이 같은 식문화로 인해 설탕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설탕에 관한 문헌상의 우리나라 최초 기록은 고려 명종 때 이인로의 ‘파안집’에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약재로만 쓰였고, 한참 후 일부 상류층의 기호품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그리고 본격적인 수입과 생산은 1950년 이후다.

그로부터 65년, 요즘 설탕이 주는 단맛 열풍이 대한민국을 강타하고 있다. 젊은이들 사이에선 심지어 설탕 빠진 먹거리와 간식은 취급도 안 한다. 이유는 가늠하기 어렵지만 각종 성인병의 원인 중 하나가 과다한 당(糖) 섭취라는 것을 모르진 않을 텐데. 걱정스럽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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