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에 천우위(千牛衛)라는 군대가 있었다. 중앙군인 경군(京軍) 중 육위(六衛)의 하나로서 그 숫자가 2천 명이나 됐다. 이들은 상령(常領)·해령(海領) 이름으로 나누어 왕의 행차 시 육지와 해상에서 의장(儀仗)과 시위(侍衛)임무인 의위(儀衛)를 수행한 것으로 보아 의장대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런가 하면 백갑(白甲)이라는 부대도 있었다. 왕실에 속해 있으면서 흰색 갑옷을 입었다고 해서 이같이 불렀다. 이 부대 또한 왕이 참석하는 궁중 의례에서 의장임무를 수행했다고 한다.
지금은 대통령 공식 행사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전통의장대가 그 맥을 잇고 있다. 1991년 창설됐으며 조선의 구군복 및 병장기를 기본 복장으로 갖추고 있다. 순수 전통 의장대답게 경례구호도 ‘받들어 총’ 대신 전통 검으로 ‘받들어 칼’을 한다.
우리나라엔 세계 유일 여군의장대도 있다. 1989년 창설된 여군의장대는 대통령 이·취임식, 국빈 환영행사, 국군의 날 행사 등에 단골로 출연하면서 지금까지 총 3000회가 넘는 대외행사를 치렀다.
하지만 의장대 하면 세계적으로 키 높은 곰털 모자와 붉은색 상의와 검은색 바지를 입고 왕실의 주요 행사 때 의장 임무를 수행하는 영국의 의장대를 빼놓을 순 없다. 이들은 그 자체가 나라의 상징이며 자부심도 대단하다.
이 같은 의장대는 유럽의 왕실 근위대에서 시작됐다. 나라가 위급할 때는 정예부대 역할을 했던 근위대가 국가 경축 행사나 의식에 동원되면서 지금처럼 진화했다. 이를 증명하듯 의장대 복장엔 전투부대의 흔적이 남아있다.
의장대원 가슴이나 어깨에 있는 끈 매듭 모양의 견식이 그것이다. 견식은 원래는 지휘관의 명령을 받아 적기 위해 펜을 묶어놓는 끈이었다. 그런 끈이 장식으로 바뀌었고, 직위를 나타내는 표식으로 쓰인다.
오늘(3일)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참여하는 중국 여군의장대가 네티즌 사이에 화제다. 참석자 51명 모두 평균 신장이 178cm인 미녀들로 구성됐다고 해서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한 몸처럼 움직이는 그들의 절도 있는 동작, 그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피와 땀을 흘렸을까.
/정준성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