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립공연단 뮤지컬 ‘바리’
지난 18일 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열린 수원시립공연단의 창단 첫 번째 공연 뮤지컬 ‘바리’가 끝나자 객석은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 박수소리에는 수원시를 대표하는 공연단의 무대를 염원하던 시민들의 해갈의 의미와 수원시립공연단의 앞날에 대한 기대가 담겨 있는 듯했다.
뮤지컬 ‘바리’는 오구왕의 버려진 일곱 번째 딸 바리가 오구왕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지옥을 거쳐 서천서역에서 생명수를 구해와 부모님을 살리고 자신은 하늘로 올라간다는 이야기로 바리데기 신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출생 이후 한번도 만나지 못한 아버지 오구왕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위험을 무릅쓴 ‘바리’. 그러나 돌아가신 어머니가 남긴 서책을 통해 오구왕의 자식에 대한 사랑을 전해듣고 갑자기 효녀가 되는 바리의 모습은 다소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리역을 맡은 배우의 호소력 있는 노래와 연기가 더해져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그의 효심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지옥을 지나 서천서역에 이르기까지 바리의 험난한 여정을 재미있고 긴장감있게 표현해 보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다.
무엇보다 수원시민들에게 성공적인 첫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을 단원들의 열정이 더해져 무대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미 흥행이 검증된 작품이었기에 공연 자체로는 완벽했다. ‘효녀 바리’로 2008년 초연된 ‘바리’는 2011년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국내 우수작으로 선정된 작품으로 수원시립공연단의 첫 작품으로 안정적인 평가를 받기에 적합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수원시립공연단의 정체성을 보여줘야 할 첫 번째 작품이라는 점에서는 새로운 무대를 보여주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 무예24기가 결합한 수원시립공연단의 공연을 통해 무예와 연극이 하나되는 무대를 기대했던 관객 입장에서는 화려한 무예연기를 보기 어려웠던 점도 아쉽다. 공연중 두차례 있었던 액션장면은 새로울 것이 없었고 공연이 끝난 뒤 무예연기를 한차례 선보이긴 했으나 공연에 녹여내지 못했다.
그러나 공연이 끝나고 자리를 뜨던 관객들은 “수원에서 이런 수준 높은 뮤지컬을 볼 수 있어 기쁘다”라고 호평이 이어져 수원시민의 합격점을 받은 것은 분명하다.
수원시민들의 기대가 담긴 큰 박수를 받은 만큼 수원시립공연단이 앞으로 고민하고 보답해야 할 숙제가 남았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