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축산 악취와 전쟁’ 선포
용인시가 에버랜드 주변 일대 ‘축산 악취와 전쟁’을 선포하고, 대대적인 정비 및 불법행위 단속에 나선다.
20일 용인시에 따르면 58곳의 돼지농장(가축분뇨재활용업체 포함)이 밀집된 처인구 포곡읍 유운리와 신원리 일대가 수십년째 악취 민원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지역은 1970년대 초반부터 양돈농가들이 서서히 들어선 이후 40년 넘게 지역주민들이 악취를 호소하고 있는가 하면 연간 750만명이 방문하는 에버랜드와도 가까워 관광객들의 민원도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구제역 파동 당시 시가 방역 활동과 함께 현황파악을 진행한 결과, 양돈농가 대부분이 위탁·임대농장으로 시설이 노후되고 영세해 악취저감시설을 설치하지 않았거나 사료 대신 음식물쓰레기를 먹이로 주면서 역한 냄새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이 일대 돼지농장의 60% 이상이 음식물쓰레기를 불법으로 반입해 먹이로 사용 중이거나 허가없이 농지·임야에 축사를 지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처인구청 등에서 해마다 수억원의 예산을 ‘축산 악취 퇴치’에 투입하고 있으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자 민원이 계속되면서 이 일대를 지역구로 의정활동 중인 시도의원들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일고 있는 상태다.
정찬민 시장의 지시로 시는 부시장을 총괄본부장으로 하는 특별대책반을 구성해 오는 22일 현장에서의 첫 회의를 시작으로 악취민원 해소 종합계획 수립에 들어간다.
시는 불법 축사 단속을 통한 행정대집행, 음식물쓰레기 반입업체 단속을 위한 CCTV 설치, 환경감시단 및 단속요원 임시채용, 악취 신고포상금제 도입 등을 검토 중이다.
한 주민은 “창문조차 열지 못하고 사는 게 몇십년이지만 시의원이건 도의원이건 누구 하나 속시원히 해결해 주는 사람이 없어 이사가는 사람도 부지기수였다”며 “이번 만큼은 개선돼 생활에 불편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찬민 시장은 “농장주들의 반발이 우려되지만 주민 생활민원 해소와 관광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악취문제를 해결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용인=최영재기자 c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