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티 위즈는 뜨거운 열망 속에서 탄생한 프로야구 10구단이다. 한때 현대 유니콘스가 수원을 임시연고지로 정한 뒤 수원야구장에서 홈경기를 해왔지만 수원팬들은 이 팀을 외면했다. 곧 연고지를 옮기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무늬만 홈경기지 원정팀 응원단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리고 얼마 후 현대유니콘스가 없어지고 수원은 야구장만 있을 뿐 야구팀이 없는 도시가 됐다. 그러다가 진정한 수원 연고팀인 10구단 케이티위즈가 창단됐으니 수원시민들의 기쁨이 얼마나 컸을지 이해가 된다.
하지만 첫해 신고식은 혹독했다. 아니 지옥이라고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듯하다. 작년 2군 리그를 거쳐 올해 1군에 뛰어든 케이티는 5월까지만 해도 10승 42패로 승율은 0.192에 불과했다. ‘프로야구가 양적 확대에 집착해 질적으로 하락했다’는 날 선 비난을 받기도 했다. 자칫 이대로 가다간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삼미슈퍼스타즈가 세운 프로야구 34년 역대 최악의 승률 0.188을 깨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케이티는 환골탈태했다. 케이티는 대형 트레이드, 외국인 선수 교체, 내부적 경쟁체제 확립 등 진통과 변화를 겪으면서 거듭났다.
그 결과는 성적이 말해준다. 6월 이후부터 9월 20일까지의 성적만 따로 놓고 보면 케이티는 39승42패를 거뒀다. 이는 전체 5위에 해당하는 것으로써 역대 최악의 승률을 기록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뒤엎고 ‘대약진’이란 표현을 써도 좋을 만큼 급속 성장했다. 케이티는 5일 경남 창원시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함으로써 52승1무91패로 올 시즌을 마감했다. 시즌 초 만해도 대다수의 야구인들과 팬들은 압도적인 꼴찌를 예상했다.
비록 꼴찌는 확정지었지만 그리 실망스럽지만은 않다. 초기 전력에 비하면 선수들 기량이 상승했고 트레이드 등으로 더 나아진 전력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프로야구 전체구도를 더 풍성하게 만든 것도 사실이다. 비록 창단 첫해 최하위 성적이었지만 신생팀 창단 최다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프로야구 막내구단이기에 열성팬이 많지 않고 메르스 악재도 있었지만 관중도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 9월24일엔 올 시즌 70번째 홈경기 만에 60만 관중을 넘어서기도 했다. 조 감독은 내년 꼴찌를 면하겠다고 하지만 현재 타선을 유지하고, 투수진만 보강한다면 중위권 정도는 무난하다는 평가다. 케이티 위즈의 내년 시즌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