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수원교구의 세 번째 주교로 임명된 문희종(요한 세례자) 보좌주교<사진>는 앞으로의 행보를 이같이 밝혔다.
문희종 주교는 ‘나는 섬기는 사람으로 너희 가운데 있다’라는 성경말씀을 가장 좋아한다고 전하며 “낮은 자세로 타인을 섬기는 것이 사제의 직무이며 이로 인해 사랑과 겸손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그는 사목표어를 ‘마리아를 통하여 그리스도께로, 사랑? 겸손?순종’으로 정하고 겸손하게 섬기는 주교의 길을 갈 것을 약속했다.
가톨릭 집안에 가톨릭 재단의 중·고등학교를 다닌 문 주교는 자연스럽게 사제의 삶을 꿈꿨고 중학교때 신부가 될 것을 결심, 대학 신학과를 졸업한 후 1994년 사제가 됐다.
20여년간 사제의 길을 걸어오면서 행복한 일도 많았지만 고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비산동성당, 철산성당, 본오동성요한세례자성당 등 5개 본당의 보좌, 주임신부를 비롯해 수원교구 복음화국에서 7년여간 국장으로 지내며 많은 신자들과 만나온 문 주교는 분열이 생긴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갔다.
그는 “여러 목소리가 있다보니 분열이 생길 수밖에 없었고 해결을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소통이었다”라며 “먼저 이야기를 들어본 후 모두를 감싸안는 입장에서 화해를 이끌도록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불특정다수를 향한 범죄가 늘어나는 한국사회의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인간성을 회복하는 것이 교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간이 물질에 예속되면서 상대적 박탈감과 좌절감이 커지게 되고 묻지마 살인 같은 안타까운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라며 “교회는 인간성의 회복과 함께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감싸는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문 주교는 주교 서품후 비공식적인 첫 미사를 세월호 합동분향소에서 드리며 이러한 역할을 몸소 실천해 보이기도 했다.
그는 “‘내적복음화와 외적복음화’라는 교구장 주교님의 사목방향이 실현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며 신부님들이 행복하게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격려하겠다”라고 계획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오른손에 끼워진 주교반지를 가리키며 “크고 무거운 주교반지는 주교직무의 무거움을 상징한다”라며 “그 무거운 짐을 모두 짊어지고 신자들이 기쁘게 하느님을 섬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민경화기자 mkh@kgnews.co.kr
/사진 민경화기자 mkh@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