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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인류-현생인류 다르게 만든 게놈은 뭘까

네안데르탈인 게놈 밝혀내 현생인류 이동경로 실마리 얻어
현생인류와 이종교배… 비아프리카인에게 DNA 2% 전달
뉴클레오티드 위치로 인간과 유인원 게놈 부위 다른것 발견

 

인류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우리가 누구인지를 아는 것이 먼저다. ‘잃어버린 게놈을 찾아서’는 우리 현대인과 가장 가까운 친척으로 일컫는 네안데르탈인들이 유전적으로 우리와 얼마나 다른지 알아내 현생인류의 조상과 근원을 찾아낸 한 과학자의 여정을 담았다.

1955년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태어난 스반테 페보는 13살 때 어머니를 따라 이집트에 다녀온 후 고대사에 매료돼 웁살라 대학교에서 이집트학을 공부했다.

1985년 고대 이집트 미라의 DNA를 추출하고 염기서열을 분석해 ‘네이처’에 발표한 이후 고생인류의 DNA연구에 뛰어들어 독일 네안더 계곡에서 발견된 뼈를 통해 세계최초로 네안데르탈인의 마토콘드리아 DNA 염기 서열을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 네안데르탈인의 게놈이 밝혀지면서 우리 현생인류가 언제 어느 경로로 이동했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얻었다.

페보는 네안데르탈인의 핵 게놈 분석을 통해 네안데르탈인이 현생인류와 이종교배를 했고 비아프리카인들에게 DNA의 2퍼센트 정도를 전달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현대인에게 네안데르탈인의 피가 흐른다는 것이다. 또 유럽뿐 아니라 중국과 파푸아뉴기니에서도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적 기여가 비슷하게 나타난 것을 발견한 페보는 아프리카에서 나왔던 현생인류가 중동을 통과했다는 중동설의 가설을 마련했다.

네안데르탈인의 게놈 해독의 중요한 의의는 우리가 누구인가라는 물음의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 예로 페보는 발달심리학자 마이크 토마셀로의 연구를 소개하며 인간과 유인원을 가르는 주요 요인이 타인과 관심을 공유하고 무언가 배우려는 성향이며 이러한 인간만의 독특한 행동에는 유전적 토대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페보는 이러한 유전적 토대를 알아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네안데르탈인의 게놈과 현대인의 게놈을 비교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페보는 현대인의 조상들이 네안데르탈인의 조상들과 갈라진 뒤에 일어난 모든 유전적 변화를 찾아내 목록으로 완성해 아미노산을 바꾸는 78개 뉴클레오티드 위치를 확인했고 모든 인간들은 이 위치들이 서로 비슷한 반면, 네안데르탈인의 게놈 및 유인원 게놈의 부위가 다른 것을 발견했다.

페보는 앞으로 이 목록을 연구해 현생인류가 생각하고 생동하는 방식과 관련있는 유전적 변화들을 찾아내는 것이 인류학의 가장 중요한 연구 목표 중 하나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책 속에는 1980년대 초 이집트 미라부터 2010년 네안데르탈인 및 데니소바인까지 저자의 고대 DNA연구 인생을 고스란히 담았다. 오염에 대비한 멸균실 설치, 학술지 선정, 연구 기금 확보, 협업과 경쟁 과정, 연구팀의 회의 모습 등 위대한 과학적 발전이 이뤄지는 과정을 생생히 포착한 것은 물론이고 사료 채취를 위해 고군분투한 에피소드 등 과학자로서의 다양한 도전과 좌절의 이야기까지 한 과학자의 삶을 진솔하게 담아 감동을 전한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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