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갠 뒤
/강시현
산 너머
늙은 기차소리 길게 지난다
먼 산
성큼 다가와 한결 검푸르다
산 아래
옹기종기 사람의 집들 더 커졌다
남새밭 청명한 바람 종다리 날개에 묻었다
하늘땅 숨구멍 모두 열렸다
모든 것 저토록 연하고 당당하다
토닥토닥, 불끈불끈, 살아내야겠다
- 강시현 시집 ‘태양의 외눈’에서
생명력은 주변과 조화를 이룰 때에 그 에너지가 강력해진다. 자신의 생명 에너지가 아무리 강력하다 하더라도 주변의 에너지를 살피지 않으면 독불장군이 되거나 요절하기 십상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삼백육십오 일 우리 주변의 기색을 살피는 일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내 주변의 온갖 자연으로부터, 사람으로부터, 상황으로부터, 가치 있는 생명 에너지를 얻어내는 것은 나의 생명력을 키우는데 필수 요소라 할 수 있다. 자연 속으로 함몰되어 가는 자에게 진정한 평화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장종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