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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공손한 손

 

공손한 손

/고영민



추운 겨울 어느날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들어갔다

사람들이 앉아

밥을 기다리고 있었다

밥이 나오자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밥뚜껑 위에 한결같이

공손히

손부터 올려놓았다



- 고영민 시집 ‘공손한 손’에서

 

 

 

먹는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하고 신성한 일이다. 그래서였던가. 우리는 음식을 먹기 전, 어려서는 귀한 밥을 주신 조상님과 아버지 어머니께, 그리고 종교 활동을 할 때는 일용할 양식을 주신 하나님과 부처님께, 고마운 마음으로 밥을 먹곤 하였다. 시인은 밥의 중요함을 어느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밥이 없으면 라면을 먹으면 되잖아요.”라고 대답을 하는 세대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식당에서 밥공기의 뚜껑을 여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어느 누가 이와 같은 생각을 했겠는가. 밥을 기다리고 밥이 나오는 순간, 어느 누구의 눈치를 살필 겨를 없이 모두가 밥뚜껑 위에 공손히 손을 올려놓는 모습, 어쩌면 건강과 행복한 삶을 위한 기도일지도 모른다. /정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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