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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

/김명철



오랜 시간을 맑게

살아내고 있는 사랑의 뒷모습

투명한 무늬의 그림자가 뒤를 따르는

사랑의 뒷모습



똑같은 일을 똑같은 동작으로 해내고 있는

사람



공장 철문 옆 기름때 닦여진 나사더미에

사랑은 쌓이고

기름때 묻은 손과 발에도

모자도 없는 머리 위에도



- 시집 ‘바람의 기원’ /실천문학·20015

 


 

경건함이란 어떤 모습일까? 기도하는 사람의 모습이라고 선뜻 말할 수도 있겠지만 변함없이 똑같은 일을 똑같은 동작으로 오래 해내는 사람도 그런 사람 중 하나일 것이다. 그것도 남들이 다 기피하는 하찮은 일을 아무런 불평 없이 오래 할 수 있다는 건. 그런 사람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노동은 정신을 정화한다는 의미에서 오랜 시간을 맑게 산 탓에 그림자도 투명한 그런 사람을, ‘사도 바울’이란 이름이 잘 어울리는 사람, 우리는 그를 성자라 불러도 될 것이다. 적어도 내 생각은 그렇다.

/최기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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