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계가 맞기 한데 참 이상한 온도계다. 겨울이 깊어 가고 추위가 기승을 부릴수록 온도계의 눈금은 더 올라간다. 온도탑의 눈금을 바라보는 행인들의 가슴도 덩달아 훈훈해진다. 바로 매년 연말이면 구세군 냄비와 함께 등장하는 ‘사랑의 온도탑’이다. 사랑의 온도탑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설치하는 것으로 사랑의 열매, 사랑의 ARS 전화 모금 등 각종 모금을 합쳐 성금 온도를 표시한다. 즉 나눔 캠페인 기간 중 모금 목표액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 모금되면 온도가 1도씩 상승한다. 당초 목표액이 달성되면 100도까지 올라간다.
사랑의 온도탑은 이제 우리 사회의 온정이 어느 정도인가를 알려주는 아이콘으로 정착됐다. 이웃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는 국민적 특성으로 대부분 100도를 넘겼다. 그러나 지난겨울은 모금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데다가 세월호 참사 여파 때문이었다. 게다가 연말정산 세금폭탄, 담뱃값 인상으로 예년과 다르게 이웃사랑의 수은주는 좀처럼 상승하지 않았다. 그리고 일부 지자체는 마감 때까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이 피해는 홀로 사는 노인, 소녀소녀가장, 저소득가정과 양로원이나 고아원 등 사회복지시설 수용자들에게 돌아간다. 더 추운 겨울을 보내게 되는 것이다.
이들에 대한 지원은 국가가 나서서 해야 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성금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사회지도층과 기업, 법인 단체들의 기부 참여가 절실하지만 개미군단인 개개인의 십시일반 참여가 더 필요하다. 그럼으로써 사회분위기가 바뀐다. 국민들의 의식수준도 높아진다. 물론 불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남을 돕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취약계층의 고통은 어느 때보다 더 크다. 그래서 더욱 온정을 나눠야 하는 것이다.
경기도내에서도 불우이웃을 위한 사랑의 온도탑이 세워졌다. 23일 오전 ‘희망 2016 나눔 캠페인’의 시작을 알리는 사랑의 온도탑 제막식이 경기도청 오거리에서 열렸다. 올해 모금캠페인의 슬로건은 ‘나의 기부, 가장 착한 선물입니다’로 성금 목표액은 241억원이다. 그러니까 2억4천100만원이 모금될 때마다 사랑의 온도계는 1도씩 올라간다. 이날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경기도내 31개 시·군에서 실시되는 모금에 많은 도민들이 참여하길 바란다. 도민들의 사랑은 복지 사각지대에서 어렵게 살고 있는 이웃들에게 따듯한 삶의 온기를 불어넣게 될 것이다. 콩 한쪽도 나누는 기부는 누구나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