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실수로 내 발을 밟으면 아프다. 그런데 연구에 따르면 친구가 내 발을 ‘일부러’ 밟았다는 말을 들으면 더 많이 아프다고 한다.
고통의 크기는 같지만 아픔을 느끼는 정도는 다르다는 말이다. 인간이 보이는 반응과 그 반응 뒤에 숨은 진짜 이유는 흔히 과소평가된다.
또 생리 작용이 없는 물질로 만든 가짜 약인 플라시보는 이론상으로는 아무 효과가 없는 것이 맞지만 실제로 효과가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믿음 때문이다.
내가 먹은 알약이 진짜 약인지 가짜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점은 알약을 먹은 사람이 알약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라는 사실이다.
퓰리처상 수상 작가이자 탁월한 저널리스트인 조셉 T. 핼리넌은 이 ‘믿음’의 힘에 강한 호기심을 느꼈다. 우리는 왜 이런 식으로 믿을까? 믿음은 어떻게 작동하며, 우리의 삶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끼칠까? 믿는다는 것의 위력은 얼마나 강력한가? ‘긍정의 재발견’은 이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3년간 연구한 결과물이다.
저자는 생물학, 진화학, 심리학, 뇌과학 등 수많은 영역을 넘나들며 인터뷰, 문헌조사, 설문조사 등을 진행했다. 카지노, 주식 시장, 사창가, 병원, 선거유세장, 방송국, 영화촬영장 등을 돌아다녔고 희망, 기대, 의지, 열정, 낙관주의, 실수, 착각, 자기기만 등 인간 심리의 주요한 키워드들을 대부분 탐구했다.
믿음의 작동 원리를 파헤친 결과, 그는 이 책에서 ‘긍정’이라는 낯익은 가치를 다시 인식하고 재발견할 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인지심리학과 뇌과학의 최신 연구 결과, 자신감과 생산력의 원동력이 바로 ‘긍정적인 마음’이라고 밝혔다. 저자는 성공의 진짜 비결은 ‘긍정’이라고 주장한다.
긍정적인 태도는 자신감을 불러온다. 자신감이 강한 사람은 강력한 통제력을 발휘하는데, 자기가 정한 규칙에 따라 행동하고 회의, 파티 등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남 눈치를 보지 않고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말한다. 이런 적극적인 태도는 진취성으로 연결되고 타인에게 호감을 주며 결국 성공할 가능성도 커진다는 것이다.
‘마음먹은 대로 된다’라는 말이 있다. 마음을 먹는다고, 또 마음만 먹으면 그냥 일이 잘될 리 없다. 그런데 마음을 다스려서 어려운 일이 쉽게 보이도록 할 수는 있다.
현실의 고단함을 무시한 채 장밋빛 안경을 쓰고 세상의 겉만 보라는 것이 아니다. 삶이 늘 경쟁의 장은 아니지만, 우리가 가진 긍정의 숨은 힘을 활용하면 삶을 좋은 쪽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 저자의 메시지는 현실의 조건 앞에서 늘 맥이 빠지는 요즘의 우리에게 자신감의 힘을 깨우쳐준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