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기량출중 신인 대량 배출
세영, 상금 4위·올해선수 3위
효주, 평균타수 5위·1승 성과
민지, 호주교포 한차례 우승
하나, 준우승 4차례 내년 별러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박인비(27·KB금융)와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8·한국이름 고보경)의 견고한 ‘양강 체제’로 막을 내렸다.
둘은 내년에도 투어의 최강자 자리를 놓고 팽팽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년 시즌 이들 ‘빅2’는 어느 때보다 거센 ‘2년차 돌풍’을 이겨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내년 LPGA투어에 ‘2년차 경계령’이 예상되는 것은 올해 워낙 출중한 신인이 많이 배출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 ‘슈퍼 루키 군단’은 반짝 활약이 아닌 정상급 실력을 입증해 투어 환경에 더 익숙해지는 내년에는 한층 강력해진 기량으로 필드에 나설 전망이다.
LPGA 투어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선수 가운데 상당수는 2년차 때부터 힘을 내기 시작했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도 신인 때 ‘탐색전’을 마치고 투어 2년째부터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내년에 불어닥칠 2년차 바람은 올해 신인왕 김세영(22·미래에셋)이 이끈다.
김세영은 이번 시즌 박인비, 리디아 고와 함께 ‘빅3’로 묶어도 될 만큼 눈부신 성적을 거뒀다.
불과 7만3천367달러 차이로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에 상금랭킹 3위를 내줘 상금 4위(182만달러)로 시즌을 마친 김세영은 다승 순위에서는 리디아 고, 박인비(이상 5승)에 이어 당당히 3위에 올랐다.
올해의 선수 포인트에서도 김세영은 리디아 고, 박인비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김세영의 경쟁력은 시즌 버디 2위(406개)와 이글 1위(14개)에서 드러난다. 투어 10위(평균 263.02야드)에 오른 장타를 앞세운 경기 스타일은 투어가 열리는 코스에 적응이 될수록 더 위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김세영에 가렸지만 김효주(20·롯데) 역시 특급 신인다운 성과를 냈다.
한차례 우승과 상금랭킹 11위(92만3천달러), 그리고 평균타수 5위(70.14타) 등 모든 지표에서 김효주는 정상급 선수의 면모를 과시했다. 역대 신인왕 가운데 루키 시즌에 김효주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낸 선수는 많지 않다.
일정 조정에 실패한 나머지 체력 관리가 삐끗한 탓에 후반 들어 주춤했던 김효주는 내년에는 대반격에 나선다는 각오로 동계훈련에 임할 계획이다.
호주 교포 이민지(19)의 활약도 돋보였다. 이민지도 한차례 우승을 거둬 특급 신인의 대열에 합류했고 상금랭킹 16위(82만1천달러)에 평균타수 15위(70.88타)로 상위 랭커의 입지를 다졌다.
우승 맛은 보지 못했지만 준우승 4차례로 가능성을 보인 장하나(23·비씨카드)도 내년엔 더 무서운 선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김세영, 김효주, 장하나는 ‘무늬만 신인’일 뿐이다. 한국에서 이들 셋이 합작한 승수만 19승에 이른다.
이들에게 모자랐던 건 LPGA투어에 대한 익숙함 뿐이다.
이밖에 올해 투어에 적응이 늦어 신통치 않은 성적에 그쳤지만 기본기가 탄탄한 백규정(20·CJ오쇼핑)도 내년 시즌에는 재기를 다짐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