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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이은유



당신을 두 번밖에 만나지 못했다

쉽게 저녁이 오고

어깨가 자주 아팠지만 날개는 돋지 않았다



잘 지내느냐는 안부는 쉽게 하는 것이 아니다

각질처럼 휘날리는 희끗희끗한 눈발에 바람도 쉽게 부러진다



쉽게 낙엽이 지고 쉽게 눈이 내리고

깡마른 계집아이의 웃음으로

누구에게도 이름이 붙여지지 않는 낱장의 계절



햇빛이 그리운 날이 있다

역광으로 오는 나무의 그늘이 찬물처럼 시리다

- 이은유 시집 ‘태양의 애인’ / 시인동네

 

 

 

12월을 맞는 기분은? 새해의 목표와 실천이라는 각오와 성취라는 희망에 부풀던……. 열심히 살았다면 뿌듯함과 더불어 기분 좋은 눈물이 고일지도. 그럼에도 12월은 아쉬움이다. 열 번을 만났어도 두 번밖에 만나지 못한 듯 사방에 그리움이 떠다닌다. 마음은 자꾸 뒤를 돌아보는데 저녁은 저리도 쉽게 온다. 내일은 벌써 마당가를 기웃거린다. 어쩌면 사소하고 한없이 가벼울 안부마저 쉽게 전할 수 없다. 12월의 느낌으로 삶이 통째로 시려온다. 낙엽이 지고 눈이 내리고 자연은 흔들리지 않고 또박또박 제 길을 간다. 그렇다. 앞산 등성이에 새해가 조용히 도착한다. /이미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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