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조상들을 예부터 만복을 기원하고 재앙에 대비하려는 뜻에서 세화(歲畵)와 용호문배(龍虎門排) 등을 그리고, 벽사 부적을 만들어 선물하거나 대문에 붙이는 풍습이 있었다.
이는 불시에 찾아오는 불행을 예방하고 한 해 동안 삼재를 막고 행운이 깃들이기를 바라는 세시풍속 중 하나였다.
세화는 주로 궁궐 문이나 대문에 붙이기 때문에 문배 또는 문화(門畵)라고 했다. 조선 초기까지 신라시대 이래로 역귀를 쫓는 벽사신인 처용(處容)이 제작되곤 했지만, 주로 중국의 도교와 관련된 문을 지키는 신들이 많이 그려졌다.
또 벽사의 힘을 가진 것으로 믿어져오던 닭과 호랑이 그림뿐 아니라 여러 형태의 부적을 집 벽이나 대문에 붙였다.
특히 삼재가 든 해에는 정월 초하룻날 삼재부적을 대문에 붙여 그 해의 액을 피하고자 했다. 삼재란 물·불·바람에 의해 일어나는 재해를 말하며 대개 삼재부적은 머리가 셋 달린 매, 매와 호랑이가 함께 있는 그림을 많이 사용했다.
12월의 유물로 선정한 매와 호랑이 부적판 역시 삼재부적을 찍기 위해 만들었던 목판임을 알 수 있다. 삼재를 물리치는 대표적인 동물인 매와 함께 귀신을 제압하는 능력을 지닌 호랑이를 더한 것은 부적의 능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문의: 031-288-5300)
/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