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에 피신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금 당장 조계사에서 나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위원장은 7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대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노동개악을 막아야 한다는 2천만 노동자의 소명을 저버릴 수 없다”며 “지금 당장 나가지 못하는 중생의 입장과 처지를 헤아려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평화적인 2차 민중총궐기 집회 이후 제 거취를 밝히겠다고 말씀드렸다. 신도회에서는 저에게 대승적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며 “고심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노동개악을 막을 수만 있다면 그에 따른 책임은 피하지 않겠다고 이미 말씀드렸다”면서도 “저를 구속시켜 노동개악을 일사천리로 밀어붙이려 광분하고 있는 지금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 위원장은 “노동개악 처리를 둘러싼 국회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조계사에 신변을 더 의탁할 수밖에 없음을 깊은 아량으로 품어주시길 바랄 뿐”이라며 “그리 긴 시간이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노동개악이 중단되면 조계종 화쟁위원회 도법스님과 함께 출두한 것이며 절대로 다른 곳으로 피신하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노총과 80만 조합원의 명예를 걸고 국민 여러분께 공개적으로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 같은 한 위원장에 입장이 발표되자 강신명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조계사 쪽에 공식적으로 영장 집행을 하겠다고 요청하거나 물밑 조율 등 여러 방안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