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6일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크게 낮춰 잡아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를 예고했다.
한은은 이날 2016∼2018년 중기 물가안정목표로 2.0%를 제시하고 잠재성장률이 3.0∼3.2%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서영경 한은 부총재보는 브리핑에서 “잠재성장률을 다양한 모형으로 추정하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대 중반에서 2015∼2018년에는 3.0% 내지 3.2%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2012년에 김중수 전 한은 총재가 잠재성장률을 3.8% 수준이라고 밝힌 것과 비교하면 3년 만에 0.6∼0.8%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최근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3%대 초반까지 떨어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한은이 이를 구체적인 수치로 공개함으로써 성장잠재력 약화가 공식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우리나라 경제의 기초체력이 많이 떨어지면서 과거처럼 5%대 이상의 높은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도 이날 내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3.1%에서 2.7%로 내렸다.
잠재성장률 저하는 한은이 소비자물가 상승률 목표를 2%로 대폭 낮춘 배경이기도 하다.
한은이 2004년 이후 중기 물가안정목표로 제시한 범위의 상한은 4%나 될 정도로 높았다.
2007∼2009년에는 소비자물가의 목표가 3.0±0.5%로 설정됐고 2010∼2012년에는 3.0±1.0%였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는 중심선 없이 2.5∼3.5%다.
지난 10월 한은은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3%에서 3.2%로 내리고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2.8%에서 2.7%로 0.1%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