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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소재, 음악접목 시도 ‘성공적’

김훈, 북한가곡 직접불러 눈길
양희은과 무대는 음색 안맞아
‘아리랑 판타지아’엔딩 장관

 

도립국악단 송년음악회 ‘필연’

지난 17일 열린 경기도립국악단의 송년음악회 ‘필연’은 다양하지만 다소 아쉬움이 남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공연이었다.

도립국악단이 선택한 올해 송년음악회의 키워드는 ‘통일’이었다. ‘남북한 음악이 만나 통일을 노래하다’라는 주제로 반드시 만나야 한다는 ‘필연’(必然)을 이야기했다.

공연은 남한의 대금과 북한의 옥류금의 연주로 문을 열었다. 여기에 반드시 만나야 하지만 만날 수 없는 남북의 관계를 무용수들의 무용으로 표현, 완성도를 높였다. 이어 남북한의 민요, 가요를 각각 경기도립국악단 성악팀과 북한출신 성악가 김훈과 양희은이 선보였다.

아리랑 메들리에서는 구성진 우리가락이 귀를 사로잡았다가도 아침이슬, 한계령 등 익숙한 가요가 나오자 관객들은 노래를 따라부르며 추억에 잠기는 모습이었다.

특히 ‘압록강 2천리’, ‘배나무집에 경사났네’ 등 평소 듣기 어려운 북한 가곡을 북한출신 성악가가 직접 불러 이색적인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남북한의 음악을 한 무대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은 흥미로웠지만 너무 많은 장르가 혼합돼 도립국악단만의 색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아쉽다.

또 공연의 메인무대였던 양희은과 북한출신 성악가 김훈이 함께 부르는 ‘상록수’는 두 가수의 음색이 잘 맞지 않아 화합과 통일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부족했고, 공연중 유일하게 멘트를 했던 가수 양희은은 본인 곡 설명에만 집중, ‘통일’이라는 공연의 취지와 의도를 전달하지 않은 것도 아쉽다.

하지만 마지막 순서인 ‘아리랑 판타지아’는 앞선 아쉬움을 누그러뜨릴 수 있었던 무대였다.

디제잉와 비트박스, 비보잉 그리고 경기도립국악단 사물놀이팀이 함께한 무대는 힙합의 비트와 사물놀이의 장단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장르의 차이를 넘어 화합과 통일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충분했다. 힙합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도 함께 박수를 치며 무대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북한과 통일이라는 민감한 소재를 한 자리로 불러모을 수 있는 것은 음악이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 어려운 시도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는 점에서 경기도립국악단의 이날 공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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