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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 옷 ‘드르륵’ 재봉틀서 TV·세탁기 거쳐 렌털시대로

 

60·70년대, 실용성 혼수 대명사 재봉틀에 라디오·석유풍로

80년대, 컬러TV 독보적 인기품목… 세탁기·짤순이 곁들여

90·2000년대, 아파트시대 맞춘 가구·침대·냉장고 등 다양

새해 결혼 예비부부들 렌털 혼수품 66% 선호속 안마의자 1위


‘나 시집 올 땐 컬러TV만 가져가도 인기였는데’ 요즘 며느리들의 혼수품을 보며 격세지감을 느낀다는 시어머니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과거 흑백TV 앞에서도 모두가 즐거웠지만, 최첨단 3D TV용 안경은 웬지 낯설고 불편하기만 하다.

이렇듯 시대가 요구하는 혼수 가전제품들은 기술 의 발전과 함께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혼수가전의 변화는 그 시대의 기술력 뿐 아니라 당시의 경제, 문화, 생활상도 함께 반영한다.

이에 본보는 2016년 병신년을 맞아 한 시대를 풍미한 가전제품을 통해 혼수의 변화 추이를 살펴본다.

가전 혼수용품 변천사



■ 60∼70년대, 실용성 위주 혼수품 인기

본격적인 공업화가 이루어지기 전인 60∼70년대 혼수용품 1위는 단연 재봉틀이었다.

재봉질로 옷, 식탁보 등을 만드는 것이 알뜰살뜰한 신부의 기본 소양으로 생각되던 시절이었다.

특히 싱어사에서 나온 튼튼한 미국산 재봉틀은 ‘싱가 미싱’으로 불리며 고급 혼수품 대접을 받았다.

당시 옷을 직접 만들어 입기 위한 한복감, 재봉틀, 다리미 등 실용성 위주의 혼수품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밖에 라디오, 보료, 석유풍로 등이 인기 혼수품목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텔레비전의 대명사는 70년대 후반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의 샛별 텔레비전이었다.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합니다’ 라는 금성사의 광고문구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 80년대, 전자산업 호황 컬러TV 대세

80년대는 컬러TV가 첫 선을 보이면서 국내 전자산업도 본격적인 성장세를 맞았다.

당시 컬러 방송 출범에 힘입어 컬러TV가 인기 혼수품 1위로 떠올랐다.

반자동 세탁기나 선풍기 등도 적수는 못돼 컬러TV에게 혼수 필수품 1위 자리를 내줬다.

컬러TV와 함께 혼수품 쌍두마차를 이끈 것은 세탁기와 탈수기였다.

특히 1981년 세탁통과 탈수통이 나뉘어진 금성사의 백조세탁기와 서수남 하청일 콤비가 광고하는 한일 짤순이 역시 인기였다.

‘짤짤 잘 짜서 짤순이”라고 신나게 노래하며 광고하던 짤순이는 아직도 수영장, 헬스장 등에서 그 모습을 보이고 있다.



■ 90년대, 가전·가구의 대형·서구화

90년대는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를 열었던 시기다.

일산, 분당 등 신도시를 중심으로 대량의 아파트가 공급되면서 생활패턴이 좌식에서 입식으로 서구화 되기 시작했다.

침대, 식탁 등 서양식 가구와 더 편리해진 가전제품이 혼수품 항목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됐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조사한 90년대 혼수 선호도를 보면 인기 혼수품이 25인치 이상의 대형 TV(22.7%)가 1위, 침대(17.8%) 2위, 진공청소기(12.9%) 3위, 무선전화기(10.8%) 4위, 에어컨(9.5%), 컴퓨터·식기건조기(8.5%)가 5위와 공동 6위를 각각 차지했다.

가전의 대형화와 함께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진공청소기, 식기건조기 등의 인기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그 밖에 데스크톱PC도 필수 혼수품목 대열에 새로 들어섰다.

그러나 1997년 IMF 이후 경제가 얼어붙기 시작하며 혼수품에도 영향이 왔다.

IMF 이전 2천만~2천500만원 정도였던 혼수비용이 IMF 직후 1천500만원으로 낮아졌다.

90년대 초반 인기가 높았던 가스오븐레인지나 오디오는 IMF 직후 구입 후회품목 1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2000년대, 여유·문화생활 촛점

2000년대 들어선 여유로움과 문화생활에 초점을 맞춘 대형 디지털 가전이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반면, 붙박이장의 등장과 자신들이 살 집에 맞춘 합리적인 혼수 마련 경향으로 가구와 침구류는 약세를 보였다.

특히 양문형 대형 냉장고와 드럼세탁기가 빠지지 않는 혼수품으로 등장했다.

또, 배불뚝이 브라운관 TV가 평판으로 바뀌며 LCD 평판TV의 인기가 높았다.

평판 디지털TV가 대중화되면서 디자인과 부가기능이 구입 요소가 되고 있다.

인기 혼수품 선호도 역시 양문형 냉장고가 1위(29.1%), 드럼세탁기 2위(22.8%), 홈씨어터 3위(21.4%)를 차지했다.

그 밖에 김치냉장고와 노트북·PDA 같은 정보통신기기, 비데, 정수기, 가습기 같은 건강용품도 인기가 높았다.



 

 

 

■ 혼수용품도 이젠 ‘렌털’시대

또, 혼수 비용에 대한 부담과 새로운 소비 문화로 ‘렌털’이 새로운 혼수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결혼정보업체 듀오웨드가 지난 10월 결혼을 준비 중인 예비부부 479명, 기혼자 264명 등 총 743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33.8%는 ‘혼수 비용’이 ‘매우 부담스럽다’고 응답했다.

‘다소 부담된다’는 응답은 51.6%로 나타났다. 전체의 85.4%가 혼수 준비 비용에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셈이다.

기혼자도 78.4%(매우 부담됐다 32.6%, 다소 부담됐다 45.8%)가 혼수 준비를 할 당시 경제적 부담을 느꼈다.

특히, 이번 설문을 통해 혼수 준비 방식에서 새로운 변화가 감지된 점이 주목된다.

기혼자의 경우 혼수에 렌털을 이용했다는 비율이 32.6%에 머물렀지만, 현재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는 전체의 66.2%가 렌털을 이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기혼자도 ‘다시 혼수를 준비할 수 있다면 렌털을 활용하겠다’는 의견이 65.5%로 높게 나타났다.

결혼 예비부부가 가장 갖고 싶은 혼수품으로는 전체의 21.3%가 안마의자를 꼽았다.

효도선물 정도로 여겨졌던 안마의자가 이제는 젊은 세대의 혼수 리스트에 오른 것이다.

이어 라텍스 침대(17.0%), 정수기(11.5%), 리클라이너(9.7%) 등 순이다.

듀오웨드 관계자는 “자기관리와 스스로를 위한 것에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도 렌털 방식으로 합리적으로 소비하려는 젊은 세대의 트렌드가 드러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현민기자 hmyun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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