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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상처를 사육하는 법

상처를 사육하는 법

/정수경



내가 쓴 편지를 내 몸속에 집어넣는다

비의 날을 모르던 네가

표정 잃어버린 얼굴로 빗속을 건너오듯,

새총으로 고요를 당겨 붉은 비행을 쏘아 올린다



붉다는 것은 제 속 죽어가는 것들을 수놓고 있다는 것

구름 내부를 왼쪽에 앉힌다는 것



이마를 짚은 생각의 그림자가

순한 골목 돌아 나오면

생선가시처럼 드러난 햇살로

아무도 찾지 못하도록 우울의 은신처를 지운다



유리창 너머 표류하는 구름 모서리들이 떨어져 내린다

나를 빠져나오지 못한 편지는

마지막 식물성 잃어버린 몰약의 계절을 찾고 있다



- 정수경 시집 ‘시클라멘 시클라멘’ / 한국문연

 

 

 

마음의 상처인 경우 사육되는 경우가 많다. 어떤 흔적이 마음에 단단히 품어지고 그것을 수시로 들여다볼 때, 그리하여 탄생되는 살아있는 상처. ‘내가 쓴 편지를 내 몸속에 집어넣고’ 볼 때마다 새로운 다짐을 하듯. 사육되어진 상처는 내 안에서 군림한다. 평범한 햇살은 생선가시처럼 우울하다. 상처에 쏟는 정성만큼 나는 건재하다. 상처의 힘으로 살아가는 나, 세상은 내 상처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나는 점점 상처의 노예가 되어간다. 뒤늦게 사실을 알아챈다 해도 내가 쓴 편지는 나를 빠져나오지 못한다. 계속 상처가 나를 끌고 간다. /이미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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