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기 딱 좋은 나이라는 노래가 온 동네 휩쓸더니 “팔십 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쓸 만 해서 못 간다고 전해라” 하는 노래가 어른들 사이에서 물결을 타고 있어 인생백세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한다. 그러나 무엇을 하며 어떻게 백세를 살 것인지 생각해 보면 왠지 막막하다는 느낌이 든다. 장수가 모든 사람에게 축복일지 의문이다. 노후대책이 완벽하지 않은 말초세대인 나에겐 또 하나의 걱정으로 자리 잡는다. 국가나 지자체에서는 경쟁하듯 복지에 힘을 기울이고 있기는 해도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하는 우리 집으로서는 그냥 시큰둥할 뿐이다. 내 자리가 꽃자리라고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하고 일상에 감사하고자 노력하지만 가끔은 남의 삶으로 눈이 갈 때도 있다.
젊은 시절 남편을 일찍 여의고 당장 하루하루 끼니 걱정을 하며 갖은 고생을 하던 끝에 다행이도 자식들이 성공해서 언제나 싱글벙글 하며 사는 날이 왔다. 늦복이 틔어 호강하며 자식 자랑이 늘어진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입성이며 관광은 물론 해외여행도 해마다 몇 차례씩 다니게 되었다. 그래도 허름한 집에 혼자 사는 형편이라 독거노인으로 여러 가지 지원을 받고 산다. 그게 샘이 났던지 동네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리곤 한다. 또 같은 건물 안에 살면서도 동일 세대가 아니어서 시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홀로 되신 시어머니에게도 연탄이니 김장이니 이런저런 지원이 돌아가는 것을 보고 여간 말이 많은 게 아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그런 말을 하면서 비난을 하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본인들도 그런 복지의 수혜자인 사람들이거나 속으로 부러워하고 있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요즘 누리과정 예산을 놓고 시끄러워 지자 몇몇 어른들은 우리에게 다달이 주는 약값에서 뚝 떼어 유치원 아이들 준다더니 왜 아직도 저렇게 말이 많으냐고 하신다. 또 어느 분들은 자기 자식 키우기를 무슨 나라에다 돈을 내라고 떼를 쓰느냐고 혀를 차시기도 할 정도로 반응은 각각이다. 그런데 복지가 확대 되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이번에는 청년 수당을 들고 나왔으니 귀추가 주목된다. 한 번 주기 시작 했으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지속되지 않고 중단하면 반발이 따른다.
복지 예산 때문에 각종 세금이 오르고 서민들의 생활을 압박하고 있다고 불평을 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면서도 청년 실업이나 칠포세대를 생각하면 청년들에게도 일자리 창출은 물론 그 과정에서 어떤 지원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젊은이가 계속해서 부모님의 기대에 어긋나는 것이 죄스러워 합격하고 임용되어 실제로 출근을 가장하고 월급을 받는 것처럼 하느라 대출까지 받고 감당할 길이 없어 자살로 짧은 생을 마감한 소식을 접하면서 마음이 조여 온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라고는 하지만 어린 아이에서 노인까지 필요로 하지 않는 곳이 없다.
그러고 보니 벌써 1월도 중순이다. 요즘은 시간이 무슨 단체 후원금 마련한다며 들고 온 화장지처럼 맥없이 풀려나간다. 몇 번 주르륵 풀리면 딱딱한 종이만 남는 화장지처럼 한 주간이 한 달이 걷잡을 수 없이 지나간다. 이렇게 지나가는 시간이라면 다 가버리기 전에 누가 며느리 수당은 안 만드나 슬슬 욕심이 고개를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