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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한 움큼

한 움큼

                                        /김선향



가죽으로 만든 지갑이 무겁다고 하셨다

바느질을 배워 천으로 지갑을 짓는다



수저 들 힘이 없다고 하셨다

나무 수저 한 벌을 사서 보내드린다



어머니는 최종적으로 한 움큼



빠진 머리카락들처럼

산딸나무 흰 꽃처럼

진눈깨비처럼



그저 한 움큼



옹알이 한 움큼

광대뼈 한 움큼

소쩍새 울음 한 움큼



- 반년 간 지 ‘리얼리스트 2014’

 

 


 

왜 숟가락 놓으셨다고 하는지 왜 돌아가셨다고 하는지 어릴 땐 두런두런 어른들이 나누던 말들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늙으면 애가 된다는 말씀들도, 나이 들면서 하나 둘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이가 없어 오물거리며 음식을 씹던 할머니가 옹알이처럼 되뇌이던 말씀들을 들으며 가끔 정신을 놓고 방바닥에 수북이 쌓인 머리카락을 들여다보며 낯선 아이처럼 두리번거리던 그 너무나 먼 곳에 가 있는 시선을 따라가 보며 알 수 있었다. 모든 것 내려놓고 옷도 벗고 몸도 벗고 때를 벗고 우리는 가벼워지기 위해 마지막 한 움큼이 되기 위해 산다는 걸 늦게, 아주 뒤늦게 배웠다. 아직도 버려야할 것들이 너무 많다.

/조길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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