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21일자 19면과 18면에는 외면하고 싶은 기사들이 살려있다. 하나는 요즘 식사를 하다가 이 뉴스가 나오면 채널을 돌리게 만드는 초등학생 시신 훼손 냉동보관사건이고, 하나는 재산 때문에 늙은 어머니를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려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아들과 손자 이야기이다. 먼저 떠올리기조차 싫은 사건이지만 부천 초등생 사망사건의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졌다. 아버지란 사람이 지난 2012년 11월 7일 저녁 안방에서 말을 듣지 않는다며 아들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엎드리게 한 뒤 얼굴을 발로 차는 등 2시간여 동안 폭행했다. 이로 인해 아들은 사망했다.
그런데 더 기가 막힌 것은 부모란 이들이 아들의 시신을 훼손한 뒤 사체 일부는 변기에 버리고 일부는 쓰레기봉투에 담아 처리했다는 것이다. 머리 부분은 범행의 노출을 우려해 3년2개월 동안 계속 냉장고에 보관했다고 한다. 아내 또한 제대로 된 사람이 아니었다. 아들이 남편에게 상습적으로 심한 구타를 당할 때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았을 뿐 아니라 아이가 숨진 뒤에는 딸을 데리고 친정에 갔다가 다음날인 9일 집으로 돌아와 남편과 함께 아들의 시신을 훼손·유기하기도 했다. 더 끔찍한 것은 부부가 함께 치킨을 시켜먹은 후 시신을 훼손했다는 사실이다. 그 치킨이 제대로 입으로 넘어갔을까?
또 다른 이야기는 재산 문제로 자신의 어머니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 한 아들과 손자 사건이다. 어머니를 정신병원으로 강제 이송하는 과정에서 전치 2주의 상해도 입혔다. 69세의 아들은 40여년간 89세의 어머니와 살아왔다. 그러나 아버지가 사망한 뒤 남긴 토지와 보상금을 형제들과 배분하는 문제로 노모와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노모를 집에서 나가라고 구박하다가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기로 했다. 사설 이송단과 119 구급대를 불러 강제 입원을 시도했지만 노모의 완강한 거부로 거듭 실패하자 손을 끈으로 묶어 강제로 끌고 계단을 내려가려하다가 전치 2주의 부상을 입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아들과 손자는 반성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노모는 아들과 손자를 엄벌에 처하라고 탄원하고 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아들이 고령인데다가 얼마 전까지 장남으로서 모친을 오랫동안 보살펴 왔다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의 집행을 유예시켰다. 이들에게 우리가 모르는 사정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 기사를 읽으면서 온몸에 힘이 빠진다. 세상이 어디까지 가려고 이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