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키요에 복각화 20여점 등 공개
한국 작가 이우환 판화도 선보여
안산 경기도미술관은 다음달 2일부터 4월 3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2016년을 여는 첫 전시 ‘영상과 물질-1970년대 일본의 판화’를 선보인다.
‘영상과 물질-1970년대 일본의 판화’는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국제전으로, 지금까지 한국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1970년대의 일본판화를 소개한다.
1983년 설립 이후 판화를 전문으로 다룬 일본 마치다시립국제판화미술관의 다키자와 쿄지 학예원이 엄선한 작품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서는 낯선 일본현대미술가들 13인의 색다른 작품과 한국 작가인 이우환의 판화작품 등 70여점을 볼 수 있다.
판을 이용해 찍어내는 독특한 조형예술인 판화는 현대미술에서도 여전히 새로운 조형형식의 실험적 장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판화라는 장르는 전시를 통해 그 가치가 충분히 조명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도미술관은 새로운 조형성을 갈구하는 현대의 미술가들에게 지속적인 자극의 원천이 될 판화를 소개하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1970년대 일본의 현대판화를 집중 조명함으로써 일본 아방가르드 예술의 한 흐름을 선보이고자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일본의 판화라고 하면 우키요에가 가장 유명하지만, 우키요에의 전통에서 벗어나 독자적 예술장르로 자리매김한 일본의 판화는 동시대의 사회와 예술적 조류를 반영하며 새로운 미학을 보여준다.
1950년대 이후 일본 판화가들의 해외 무대에서의 활동 및 수상은 일본 판화의 국제적 위상을 드높이는 데 한 몫 했으며, 1957년 도쿄 판화비엔날레가 열리면서 일본 판화는 기법이나 주제면에서 국제적 감각을 갖춰 갔다.
현대에 이르며 미술 개념의 확장을 시도하는 아방가르드 흐름 속에서 판화는 매체를 통한 예술로서 실험적 표현의 대상이 됐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판화에서 발 빠르게 변해가는 현대를 포착하는 기민한 감각과 시대적 패러다임을 거치며 다변했던 기법의 농축된 완결도를 볼 수 있는 시기가 1970년대라 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본현대판화의 황금시대인 1970년대의 작품을 각각 ‘영상시대의 표현’과 ‘물질주체의 상’의 주제로 소개한다. 특히 일본 특유의 판화로서 국제적 명성을 자랑하는 우키요에 판화의 복각화도 20여점을 선보인다.
도미술관은 전시를 더욱 알차게 전달하기 위해 부대강연도 준비했다.
강연에서는 다키자와 쿄지 학예원을 초청해 접하기 어려웠던 일본의 근현대미술에 대한 생생한 소개와 함께 1970년대 일본의 판화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된다.
또 강연자와 최재혁 일본문화전문가와의 대담을 통해 우리가 궁금했던 일본 미술과 문화, 그 속에서 판화를 읽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더불어 전시기간 중에는 일본의 전통 목판화인 우키요에를 따라 찍어보거나 ‘손바닥 판화’, ‘모아모아 판화 찍기’ 등 판을 활용해 다양한 실험을 해보는 예술체험 프로그램, 큐레이터와 전시장을 함께 투어하는 ‘큐레이터 전시장 투어’도 진행된다.
도미술관 관계자는 “일본판화의 전통성과 현대성이 어우러진 이 전시를 통해 판화의 다채로운 세계와 그 속에 담긴 실험의 정신과 결과를 감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문의: 031-481-7014)
/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