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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미술 비주류들의 '종의 다양성'

경기도미술관, 19일부터 경기아트프로젝트 ‘경기잡가(京畿雜歌)’展
1990년대 이후 다양한 시도 두드러져
주류와 먼 현대미술작가 작품 소개

 

안산 경기도미술관은 오는 19일부터 4월 3일까지 45일간 로비 및 기획전시실에서 2016 경기아트프로젝트 ‘경기잡가(京畿雜歌)’展을 진행한다.

경기도에 축적된 문화자산과 특이성을 반영한 테마를 중심으로 기획된 이번 경기아트프로젝트는 경기지역 소재 학교, 대안공간, 스튜디오에서 작업 활동을 이어가며 한국 현대미술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작가들의 예술세계를 조명한다.

전시에서는 김기라, 김태헌, 노동식, 배종헌, 윤상렬, 이중근, 이환권, 조습, 진기종, 함진, 홍경택 11인의 회화·사진·설치·영상 등 100여점의 작품이 소개된다.

이들은 한국 현대미술의 고정관념에 대한 대안으로서 정악(正樂)보다는 잡가(雜歌)이기를 자처하며, 주제의식과 표현형식의 독특함으로 오늘날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이뤄 왔다.

전시제목인 ‘경기잡가’는 조선 후기부터 서울을 중심으로 경기지역에서 불려진 노래를 일컫는 명칭으로, 고상하고 바른 음악이라 해 궁중에서 연주되던 정악과는 달리 ‘소리’라는 의미에서 ‘잡가’라고 불렸다. 정악에 비해 저평가됐으나 당시 대중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변방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잡가는 결국 상층민과 하층민간의 양분화됐던 문화예술의 권역을 열어 널리 불렸으며, 시대의 변화는 고스란히 노래에 투영돼 대중이 문화·예술의 주체가 되는 흐름에 일조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잡가’가 지니는 다양성, 개방성에 빗대어 주류 미술계와 거리가 있는 변방에서 생성된 현대미술 작가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전시에서 처음 마주하는 함진 작가의 작업 ‘도시이야기’는 공간 속에 검은 점과 선을 그려놓은 듯 추상적으로 보인다.

1999년 데뷔전 이후 꾸준히 이어온 돋보기를 들이대야만 겨우 볼 수 있었던 그의 극소(極小)의 구상 작업과는 전혀 다른 듯하지만, 작품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 작가가 관찰한 주변의 작은 면면들이 추상적인 덩어리 안에서 구체적인 형상을 드러내고 있다.

스스로 작품 속 중심인물로 등장해 한국사회의 역사적 순간들에 기반한 사진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조습 작가의 ‘일식’ 연작은 우리의 근대 국가가 탄생된 계기를 전쟁으로 보고, 전쟁을 겪으며 살육돼버린 인간, 서로 죽이거나 죽임을 당해 저승으로 가지 못한 채 이승을 떠도는 유령의 모습을 담고 있다.

김기라 작가는 영상과 드로잉을 통해 사회적으로 발언하는 예술가의 역할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일상의 틈을 살피고 각자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30여 점의 ‘이념의 무게’ 드로잉 연작은 망가진 신체의 일부를 확대 표현하거나 본래의 쓰임새나 의미 체계를 잃어버린 사물들, 기형의 인체, 목적이 없는 행위를 표현했다.

전시기간 중 매주 금요일 오후 3시에는 배종현, 조습, 이중근, 진기종, 김기라, 김태헌, 홍경택 7명의 작가들이 진행하는 워크숍 ‘잡가열창: 아티스트 토크’ 프로그램이 열리며, 20일에는 전시장 투어 프로그램 ‘큐레이터가 들려주는 전시 이야기’가 진행된다.

도미술관 관계자는 “1990년대 이후 한국현대미술에 나타난 종다양성을 한데 증명해 보이는 이번 전시는 경기 지역 미술현장에서 자생한 다양한 예술 활동의 국면들을 나누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문의: 031-481- 7048)/김장선기자 kjs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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