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
장르 : 드라마
감독 : 이준익
출연 : 강하늘/박정민/김인우
이름도, 언어도, 꿈도, 모든 것이 허락되지 않았던 일제강점기. 한 집에서 태어나고 자란 동갑내기 사촌지간인 동주와 몽규는 평생을 함께한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다.
창씨개명을 강요하는 혼란스러운 나라를 떠나 일본 유학길에 오른 두 사람. 일본으로 건너간 뒤 몽규는 독립운동에 더욱 매진하고, 시를 쓰며 시대의 비극을 아파하던 동주와의 갈등은 점점 깊어진다.
‘동주’는 어둠의 시대 속에서도 시인의 꿈을 품고 살다가 28살에 세상을 떠난 윤동주의 청년 시절을 정직하게 담아냈다.
‘왕의 남자’(2005), ‘황산벌’(2003), ‘사도’(2014)에 이르기까지 자신만의 고유한 색깔로 시대를 그려내며 섬세한 연출력을 선보여온 이준익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동주’는 빛나던 미완의 청춘 윤동주와 송몽규를 스크린에 고스란히 옮겨놓아 이 시대의 청춘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이준익 감독은 “28세에 삶을 마감한 신념 가득했던 청년의 이야기가 나이 많은 이들에게는 식지 않는 청춘으로 가슴에 남아 있길 바라고, 그보다 어린 이들이게는 그가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갔는지 느끼면서 자신의 삶에 큰 가치를 얻길 바란다”고 전했다.
특히 윤동주의 시를 온전하게 담아내는 것에 심혈을 기울인 이 감독은 시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 ‘들려주는’ 방식을 선택했다. 윤동주 시인의 작품들은 영화 속에서 강하늘의 담백한 목소리가 덧입혀져 감동과 여운을 더한다.
또 흑백영화로 제작된 영화는 윤동주와 송몽규가 살았던 당시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남아냈다. 흑백은 컬러에 비해 배우에게만 오롯이 집중해 캐릭터의 심리나 상황에 대한 몰입을 도와 시대에 아파하는 두 사람의 감정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전달한다.
흑백 영화에 처음 도전하는 이준익 감독은 “흑백사진으로만 봐오던 윤동주 시인과 송몽규 독립운동가의 모습을 보다 현실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흑백 화면을 선택했다. 청춘의 시절을 그 누구보다 뜨겁게 살아낸 이분들의 영혼을 흑백의 화면에 정중히 모시고 싶었다”고 밝혔다. 영화는 2016년 청춘을 대표하는 얼굴 강하늘과 박정민이 각각 ‘동주’와 ‘몽규’를 연기해 기대감을 높인다.
“세대와 시대를 아우르는 윤동주 시인의 감성에 어떤 힘이 있는지 보고 싶었고 그 부분을 배우로서 제대로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밝힌 강하늘은 내면과 외면까지 ‘동주’에 완벽하게 빠져 들어 울림이 있는 연기를 선물한다.
‘파수꾼’(2012), ‘오피스’(2015) 등 다수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쳐온 박정민은 윤동주 시인의 친구이자 라이벌인 ‘몽규’로 변신했다.
중국의 윤동주와 송몽규 생가를 홀로 찾아갈 정도로 열의를 보이며 캐릭터에 몰입한 그는 시대를 온 몸으로 부딪히며 자신의 뜻을 이뤄가는 몽규를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