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구원이 발간한 연구보고서 ‘경기도 고령친화형 마을만들기 기초연구’에는 충격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다. 경기도의 장래 노인인구가 2040년 378만 명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2014년 노인인구 122만 명에 비해 3배 증가한 것이다. 심각한 것은 노인 삶의 질이 더 악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잔여수명’은 기대수명에서 건강수명을 뺀 것이다. 이 잔여수명 동안 각종 노후질환이 경제력 없고 심신이 모두 약해진 노인들을 괴롭힌다. 병치레를 하며 남은 생애를 보내야 하는 ‘유병기간’은 17년(남성 14.1년, 여성 19.6년)으로 전망됐다.
전세계 모든 인류의 소망 가운데 가장 보편적인 것은 풍족하고 행복한 생활과 편안한 죽음일 것이다. 건강하게 오래 살다가 후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한 죽음을 맞는다면 그야말로 ‘죽어도 여한 없는 인생’이랄 수 있다. 그런데 재산도 건강도 없이 17년간이나 병을 앓으며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다 세상을 떠난다면 결코 행복한 인생이 될 수 없다. 우리나라는 이미 ‘초고령 사회’를 앞두고 있다. ‘고령화 사회’는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7% 이상일 때를 말한다. 14% 이상이면 ‘고령 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한다.
지난 2000년 한국은 이미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 앞으로 2년 후인 2018년에는 고령 사회, 2026년에 초고령 사회에 도달하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하지만 이미 농촌지역은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지 오래다. 이번 설문결과 84.4%가 노인문제에 대한 대비책으로 고령친화마을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은 당연하다. 앞으로 노인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하기 때문에 노인이 살고 있는 장소나 마을에서 자립적인 노후생활을 할 수 있는 노인친화마을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경기연구원은 노인복지, 여가, 공원, 운동 분야에서 만족도를 강화하고, 근린시설과 보행환경 개선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노후생활과 장소성 연계를 강화하고, 앞으로 복지·생활시설 등을 대상으로 도시계획·보건복지 유관 부서 간 협업을 통해 실행계획을 수립하라고 권유했다. 아울러 건강, 여가 프로그램 확대를 위해 전문분야별 코디네이터를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노 주택’공유 추진, 주중 노인할인 도입과 함께 고령친화를 위해 경기도 고령친화점검단을 운영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고령친화마을 조성은 미래에 대한 투자다. 정부와 지자체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