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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체육회 발전을 위하여”

김정행-강영중 회장 로잔 결의
두 단체 수장, IOC 전격 방문
‘27일까지 통합’ 국내상황 설명
“최대 협조 하겠다” 이끌어내
‘통합 갈등 최소화’ 한목소리

 

“이리 좀 가까이 와 앉아요.”

평소 무뚝뚝한 표정이 트레이드마크인 김정행(73) 대한체육회장이 국민생활체육회 강영중(67) 회장을 끌어당기며 웃었다.

그러자 강영중 회장이 “(유도 국가대표 출신인 김 회장에게) 업어치기 당할까 봐 무서워서 그러죠”라고 농담했다.

지난해 3월 초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가시화된 체육단체 통합 작업이 1년 만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가 있는 스위스 로잔에서 사실상 결실을 보았다.

국내법상 27일까지 통합을 마쳐야 하는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는 IOC의 정관 승인 문제를 마지막 관문으로 남겨놓고 있었다.

지난달 말 IOC가 대한체육회에 “통합 과정을 몇 달 연기해 올림픽 이후에 매듭지을 것을 권고한다”는 메일을 보내면서 통합 작업에 어려움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단체의 수장인 김정행 회장과 강영중 회장이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안양옥 체육단체 통합준비위원장 등과 함께 로잔을 전격 방문, IOC 관계자들에게 국내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 IOC로부터 “27일까지 통합을 마무리하도록 IOC도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답을 끌어냈다.

통합의 당사자들인 김정행 회장과 강영중 회장을 로잔 현지 숙소에서 만나 그간의 감회를 들어봤다.

김정행 회장은 “그동안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밖에서 볼 때는 큰 갈등이 있는 것처럼 보였을 수 있다”며 “그러나 앞으로 한국 체육이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두 단체가 통합을 이뤄야 한다는데 우리 두 단체는 물론 IOC까지 공감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강영중 회장 역시 “어떻게 보면 이번에 이렇게 대규모 대표단을 꾸려 로잔까지 오지 않아도 됐을 일”이라고 아쉬워하면서도 “그동안 같은 종목이 두 개 단체에 있던 것을 하나로 통합해 효율성을 높이고, 요람부터 무덤까지라는 격언에 맞게 선진국형 시스템으로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 회장은 특히 대한체육회 내부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일부에서는 ‘생활체육은 1991년 대한체육회 내부에 있다가 독립해 나간 단체인데다 자산이나 규모 등에서 우리보다 작은데 왜 일대일로 통합하느냐’는 불만이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김 회장은 “대한체육회가 나 개인의 소유 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의견이나 통합추진위원회의 목소리를 아예 무시할 수 없었고 전체 의견으로 수렴해서 가는 과정이 필요했다”며 “밖에서 보기에 그런 과정이 통합 반대 의견으로 비쳤을 수 있다”고 솔직히 인정했다.

그는 “그러나 이제 생활체육도 그 규모와 의미가 예전과 다르게 커졌기 때문에 우리가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또 이야기할 것은 해서 제대로 통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8월에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좋은 성적을 내는데 보탬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물론 올림픽은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인 김정행 회장님이 주된 역할을 하시는 것이 맞다”고 전제하며 “그래도 올림픽은 전 세계의 스포츠 잔치인 만큼 보탬이 되는 일이 있다면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두 단체가 통합하지 않았더라면 국민생활체육회는 올림픽과 직접 연관이 없었겠지만 통합으로 인해 김 회장과 강 회장은 통합체육회 공동 회장을 맡아 올해 리우 올림픽을 치르게 됐다.

로잔에서 IOC와 합의를 이루면서 이제 국내 체육단체 통합은 7일 통합체육회 발기인대회 개최, 27일까지 통합작업 완료, 4월 중 통합총회 개최 등의 일정이 이어지고 올림픽이 끝난 뒤인 10월 통합체육회장을 뽑게 된다.

실질적인 통합 작업이 시작되는 만큼 이제부터 또 예기치 않은 불협화음이 나오게 될 가능성도 있다.

강 회장은 “조직 통합을 뛰어넘는 기능 통합에 중점을 두고 일을 진행하면 크게 문제 될 것이 없을 것”이라고 기대하며 “통합 과정에서 기득권을 내려놓고 일하자는 것이 너무 낙관적인 생각일지 몰라도 그런 희망을 품고 통합을 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되물었다.

김 회장은 “체육단체뿐 아니라 어느 단체가 됐든 통합 과정에서는 갈등 양상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강 회장과 함께 그런 갈등이 최소화되도록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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