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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현역의원 교체의 허구성

 

최근 여야 각 정당에서 4월 총선의 공천작업이 진행 중이다. 여기서 단연 화두는 현역의원 교체일 것이다. 야당은 아예 20%의 현역의원 공천탈락을 기준으로 제시한 상태이고, 여당도 이미 현역의원 탈락자가 나오는 등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그런데 경선을 통한 자연스러운 탈락이 아니라 이른바 컷오프라 하여 경선기회 자체를 박탈하는 것이 문제이다. 불복과 탈당 등 심각한 후유증이 예상된다.

당내경선에 참여했던 사람은 그 선거에서 당해 선거구에 출마할 수 없도록 한 공직선거선법 규정이 2005년에 만들어졌지만, 그것은 경선이 이루어진 경우만 해당된다. 그런데 정당들은 현역의원 교체를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들이 이를 희망하는 것은 국회와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 때문이다. 헌법재판소의 선거구 인구불평등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선거구 증발 상태가 두 달 넘게 지속된 바 있다. 선거구가 없는데도 공천이 진행되고 계파간 주도권 다툼이 벌어지는 것을 보아온 국민들의 실망감은 당연한 일이다.



현역의원 교체 자체는 개혁이 아니다

그러나 현역의원 교체가 국민들이 정말 원하는 것일까? 현역의원 교체는 결국 초선의원들의 당선으로 귀결된다. 19대는 초선의원이 148명으로 전체의 49.3%, 18대는 133명으로 44.5%, 17대는 187명으로 62.5% 등 최근 국회는 대거 정치신인으로 구성되었다.

18대 현역 의원들 가운데 19대 총선에서도 살아남은 사람은 116명으로, 현역의원 교체 비율이 62%에 이른다. 하지만 그렇게 구성된 국회가 여전히 국민들의 눈에 실망스럽다면 현역의원 교체는 해결책이 아닌 것이다. 폭력적 국회에 실망하여 2012년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을 만들 때 국민들은 이를 지지하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좋아진 것은 법정시한 내 예산안의 자동회부 정도일 뿐, 여야 이견이 있는 법안은 전혀 통과가 안 되는 이른바 식물국회가 되어버렸다. 더구나 이 때 들어간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조항은 신속안건회부와 마찬가지로 재적의원 5분의3 이상이 찬성해야 종결시킬 수 있다.

최근 테러방지법과 관련된 무제한 토론은 38명이 참여해 9일 동안 192시간 25분에 걸쳐 진행되어 세계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결국 법안은 통과되었다. 법안에 대한 토론과 대안 제시는 ‘무제한’ 토론이 아니어도 가능하다. 문제는 국회 내에 토론문화가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충분한 토론 끝에 다수결로 결정하고, 이에 승복하는 자세가 안 되어 있다. 국민들에게 호소하여 다음 선거에서 다수가 되려는 기다림의 전략이 없는 것이다. 국민들은 지금 다시 물어보면 입법 당시만큼 선진화법을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다.



국회난맥상을 개혁할 후보를 국민이 선택해야

현역의원 교체는 개혁의 결과물일 수는 있지만 개혁 자체는 아니다. 더구나 국민과 유리되어 정당 내부의 권력다툼으로 이루어지는 현역의원 공천배제는 민의의 왜곡일 수 있다. 단순히 사람만 바꾼다고 국회의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국회의 분위기와 시스템을 바꾸어야 한다. 물론 당선가능성이 전혀 없는 현역의원을 공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 자기 정당의 입장과 배치되거나 사법적으로 부적격 판단을 받은 사람을 공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최소한에 그쳐야 하며 사전에 객관적으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 경우에 국한해야 한다.

최근 공천과정에서 나오는 잡음은 이유도 잘 모른 채 경선기회가 박탈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탈락자는 억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의원 개인에 대한 궁극적 판단은 국민의 몫으로 남겨둬야 한다. 국민은 국회의 잘못된 분위기를 바꾸는 데 소극적인 의원들을 차기 선거에서 골라내야 한다. 그래서 후보자는 공천과정에서 정당 수뇌부나 공천관리위원들에게 잘 보이는 것이 관건이 아니라 국민들의 눈에 잘 보여야 당선된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차기 국회가 변할 수 있다. 공천단계에서부터 본 선거에 이르기까지 국민의 감시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국민들이 단순한 인물교체를 개혁이라고 박수를 보내는 한 국회의 난맥상은 영원히 해결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고질병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