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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칼럼]집권 여당의 아수라장 공천 갈등

 

새누리당의 공천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대통령 정무 특보를 지낸 친박계 핵심 윤상현 의원이 누군가에게 “김무성 죽여버려”라며 컷 오프를 요구한 통화 내용이 알려지면서 당 내분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당 대표를 향한 욕설도 문제이지만, 그동안 나돌던 비박계 물갈이 음모설이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된 상황이 되었다.

어디 이뿐인가. 최근 새누리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면 최악의 공천 갈등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당내 친박계의 엄호를 받고 있는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김무성 대표와 비박계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공천에 관한 무소불위의 전권을 거침없이 행사하고 있다. 우선 추천지역 확대를 선포하며 본격적인 전략공천의 길을 열었고, 비례대표도 상향식 공천이 불가능하다며 오랜 시간 논의 끝에 마련된 상향식 공천제를 휴지조각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런가 하면 공천 부적격자 기준과 관련해서는 “당 결정에 배치되는 행위를 한 경우 정밀심사를 하겠다”고 밝혀, 박근혜 대통령과 관계가 불편한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비박계 물갈이를 겨냥하고 있음을 공공연히 드러냈다.

김 대표를 비롯한 비박계는 이 위원장의 이같은 공천 전횡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지만, 막상 뾰족한 저지 방법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미 칼자루는 이 위원장의 손에 쥐어졌고 최고위원회, 공천관리위원회 등 주요 의사결정 기구들도 친박계에 의해 접수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명색이 대표이지만, 앉아서 공천 쿠데타를 당하고 있는 셈이다. 쿠데타를 진압하려 해도 힘이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계파 간의 공천 갈등은 어느 정당에서나 있어왔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보여주고 있는 갈등의 양태는 근래에 보기 드물 정도로 퇴행적이다. 출처 불명의 살생부나 여론조사 문건이 당을 뒤흔들며 파장을 낳곤 하는 것은, 그만큼 공천이 투명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물갈이를 하든 전략공천을 하든, 그 기준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그냥 칼자루를 쥔 사람 마음이 되고 있다. 그러니까 음모설이 파다할 수밖에 없다. 공천이 제도에 의해 객관적으로 진행되지 못하면 결국 주관적 의도를 가진 사람들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만다. 실제로 지금 새누리당에서는 이한구 위원장이 어떻게 마음먹느냐에 따라 물갈이도 되고 전략공천도 되는 상황이다.

이한구 위원장이 총대를 매고 친박계가 지원하는 가운데 진행되고 있는 공천 전쟁의 최종 목표는 총선 후 친박에 의한 당권장악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그리고 이는 김무성 대표 체제의 붕괴와 그의 대통령 후보 꿈이 무산됨을 의미한다. 그것을 위해 친박계는 어떻게든 비박계를 거세하고 20대 국회에 친박 인사들을 대거 진출시키려 하는 것이다.

상향식 공천제를 확립하여 국민에게 공천권을 주었다는 새누리당의 공언은 이제 원점으로 돌아가 버렸다. 권력투쟁을 위한 음모만이 난무하고 있다. 정당민주주의의 퇴보이며 과거 시대의 정당정치로 돌아가는 모습이다. 물론 상향식 공천제가 만능은 아닐 것이고, 여러 문제에 대한 보완책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당헌 당규까지 무시하며 칼자루 쥔 사람 마음대로 공천이 진행되는 광경은 분명 시대를 거스르는 방식이다. 어찌할 바를 몰라 속수무책으로 있는 김 대표도 보기 딱하다. 그래가지고 어떻게 여당의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겠는가.

4·13 총선이 불과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건만 새누리당의 공천 갈등은 이제부터가 시작인 듯하다. 한마디로 아수라장이다. 국민의 눈을 의식이나 하고 있는지 개탄스러울 지경이다. 이 낯 뜨거운 공천 갈등을 국민이 과연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지, 집권 여당이라면 무거운 책임을 의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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