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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원, 하륜, 정도전, 임사홍, 한명회… 그들은 어떻게 조선 권력자가 되었는가

왕조차 함부로 대할 수 없었던 서슬퍼런 ‘충신’과 ‘간신’의 실체는…
권력에 취해 타락하는 모습은 조선시대와 오늘날 크게 다르지 않아
2인자의 행적을 따라가보면 얽히고 설킨 인맥과 뜻밖의 관계 발견

 

2014년 출간 후 역사 분야 베스트&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조선 임금 잔혹사’의 조민기 작가의 신작 ‘조선의 2인자들’은 조선 역사 속에서 1인자의 자리를 노렸던 2인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욕망이 어떻게 권력이 됐고, 역사 속에 어떻게 기록됐는지 알려준다.

조 작가는 ‘조선왕조실록’과 그 외 다양한 역사 서적들에서 한 가지 흥미로운 공통점을 발견했다. 신하들은 지나치게 미화돼 있고, 임금은 지나치게 비판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조선왕조 500년 동안 임금의 자리에 올랐던 인물은 모두 26명, 대한제국의 황제로 즉위한 순종을 포함하면 27명이다. 이 중 후세에 성군으로 인정받은 인물은 세종과 정조 정도 밖에 없다. 반면 임금을 보좌했던 신하들에 대한 평가는 놀랍도록 후했다.

이 책은 여기서 출발한다. 전제 왕조 국가였던 조선은 과연 임금을 제외하면 왕조차 함부로 대할 수 없었던 충신과 왕의 총기를 어지럽히는 간신, 이렇게 극단적인 두 종류의 세력 밖에 없었을까? 왕조차 함부로 대할 수 없었던 인물이라면 과연 어떻게 그런 힘을 가질 수 있었으며, 어떻게 그 힘을 발휘했을까? 그에 대한 당대의 평가와 오늘날의 평가는 어떨까? 소수의 몇 명에게 집중된 간신의 진짜 실체는 무엇일까?

책은 ‘건국-역성혁명’, ‘창업-왕권과 신권’, ‘욕망-종친과 외척’, ‘권력-태평성대의 그림자’, ‘당쟁-권력의 이동’ 등 5가지 테마에 걸맞은 이성계, 정도전, 이방원, 하륜, 수양대군, 한명회, 임사홍, 김안로, 이준경, 송익필 10명의 인물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건국 편에서는 고려의 끝에서 조선의 시작을 설계한 이성계와 정도전은 왜 의기투합했고 또 갈라서게 됐는지 보여주며, 창업 편은 조선의 시작을 알린 왕의 아들임에도 버림받은 이방원과 탁월한 처세가가 경세가로 변모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하륜을 다뤘다.

왕의 동생이라는 이유로 왕위에서 가장 멀리 놓였던 야심가 수양대군과 권력을 잡아 왕의 장인 자리에 오른 척신정치의 세도가 한명회는 욕망 편에 나오며, 태평성대의 시대 뒤로 깊게 드리워진 절대 간신의 진짜 얼굴 임사홍과 김안로가 어떻게 간신과 권신의 가면을 쓰게 됐는 지는 권력 편에 담았다.

마지막인 당쟁 편은 권력의 이동, 당쟁의 검은 안개 속에 살아간 이준경과 송익필이 어떻게 혼군의 시대를 이끌고 당쟁의 역사를 만들 수 있었는 지를 알려준다.

책에 담긴 조선을 풍미했던 2인자들의 행적을 따라가다 보면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얽히고설킨 ‘인맥’과 뜻밖의 ‘관계’를 발견하게 된다.

또 500년 조선 역사를 이끈 그들이 권력을 쟁취하고 충의를 지키기 위해 벌인 일련의 사건들과 그 안에서 발휘한 탁월한 기지와 다양한 처세술은 마치 추리소설을 읽어 내려가는 듯한 흡인력을 발휘한다.

조민기 작가는 서두에서 “우리는 권력자와 아무 관계가 없을 때에는 비난을 서슴지 않지만, 막상 권력자와 어떤 ‘관계’가 형성되고 그것이 나의 이익과 관련되면 그를 옹호하고 나아가 그를 닮고 싶어한다. 유혹에 쉽게 흔들리고 권력에 취해 타락하는 모습은 조선시대와 오늘날이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에 기록된 선조들의 ‘성공과 실패’는 출세와 부귀영화를 원하는 우리에게 열쇠가 되어줄 수 있다”고 말한다.

/김장선기자 kjs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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