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 앞에서
/강양옥
모란 앞에서
모란을 본다.
꽃봉오리 물고
세월 마주앉아
그리운 임 기다려
오므린 꽃 가슴
만개의 부푼 꿈
열망의 눈망울로
인내로 다진 생애
사랑을 물고 앉아
모란은 아직 그렇게
봄을 기다리고 있었다.
4월의 어느 날 시인은 모란이 봉오리를 피워올린 모습을 보고 걸음을 멈춘다. 꽃 중의 꽃이라 화려하고 우아하면서도 기품 있는 모란 앞에 가만히 앉아서 시인은 사랑하는 님을 떠올렸고 그리움이 솟구쳐 올라 가슴으로 울고 있다. 화사하게 꽃망울을 터뜨릴 기쁨도 애써 참으며 추억에 잠긴다. 인고의 세월 속에 사랑을 키우며 그렇게 봄을 기다리고 있다. 시인은 추운 겨울날 앙상한 나뭇가지에 피어나는 시린 그리움에 멍들었다. 그 가슴속에 안기는 봄날의 목란은 설렘이며 사랑의 생명을 이어주는 숨결이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아름답게 싹 틔운 연둣빛 고운 사랑이라고 메아리친다.
/권월자 수원문학 수필분과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