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 학생들이 사용하던 일명 ‘기억교실’ 존치 문제를 중재하고 있는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는 24일 유가족들에게 3차 협의회 제안문 추인을 요청했다.
평화회의는 ‘단원고 교실 존치 문제에 대한 종교인들의 호소문’에서 “재학생들과 학교를 위해, 나아가 우리 사회의 갈등 해소를 위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지난 3차 협의회에서 제안한 내용을 재검토할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평화회의는 “우리 종교인들은 희생자 가족 여러분들의 입장을 공감하며 아픔의 기억을 온전히 보존하고 이를 계기로 같은 비극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자는 유가족의 의견은 우리 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이 기억이 어느 한 공간에만 머물게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 사회 전체가 기억의 공간이어야 하고 우리 사회 전체가 안전교육의 현장이어야 하며 존치교실이 담고 있는 의미를 우리 사회 전체로 확장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기억 공간으로 만드는 일도 의미있는 일”이라며 “교실 존치 문제가 원만한 합의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피해는 희생 학생들의 후배인 재학생과 학교에 전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평화회의는 재학생 학부모들에게 “교실존치 문제는 가장 교육적인 방법을 통해 해결돼야 하고 사회적 합의가 가장 교육적인 길”이라며 “단원고 존치교실이 학생들에게 온전히 돌아가게 하기 위해 더 많은 인내와 시간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는 이날 5차 협의회 회의를 주재했지만, 단원고 학부모협의회 측은 불참했다.
/안산=김준호기자 jh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