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도 더 지난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시골 마을마다 만병통치약을 파는 약장수가 돌아다니곤 했었다. 당시에는 의학이 발전하지 못했고 의료비도 많이 비쌌다. 약도 귀한 시절이라 쉽게 구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으로 아픈 몸을 치료했다. 만병통치약이라는 이름처럼 효력을 발휘하는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신기했다. 나중에서야 그 약 대부분이 스테로이드가 함유된 약이란 것을 알게 됐지만 어찌 보면 그 시절에는 그렇게라도 보내야 했던 것 같다.
지나온 세월 동안 대한민국 의학은 많은 발전을 이뤘으며 더욱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들이 소개되고 있다. 척추에서 시작되는 통증은 발바닥에 끼인 조약돌과 같다. 조그마한 것이라도 나에게는 많이 불편하고, 조금만 치워도 편해지게 되는 것이라 아파 죽겠는데 남은 알아주지 않는다. 척추는 여러 개의 분절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분절마다 3가지 구역으로 구분되어 있다. 그 중 중간에 위치한 신경을 두고 이를 보호하기 위해 앞쪽에는 디스크가, 뒤쪽에는 척추 뼈와 관절이 위치해 신경을 보호하면서 척추 관절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들을 보조하기 위한 근육과 인대가 분포되어 척추 뼈가 충분히 척추 관절 기능을 하면서도 신경을 보호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그러므로 척추에서 발생하는 통증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퇴행성 척추 질환에서는 척추 신경이 눌리느냐, 혹은 척추의 축이 깨지면서 척추 관절의 문제가 발생하느냐의 두 가지 이유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다.
즉 신경근병과 심부체성 통증의 퇴행성 척추 통증의 두 가지가 가장 큰 원인이 되겠다. 이 두 가지는 서로 다른 통증으로 보이지만, 실은 같은 엄마에서 나온 서로 다른 자식들이나 마찬가지여서, 아들과 딸을 둔 엄마가 몸이 약하면 아들도 몸이 약하고 더불어 딸도 같이 약해질 수 있는 것과 같은 관계이다.
즉 척추 디스크 질환이 있다고 해 척추 디스크가 척추 통증의 모든 원인은 아닐 것이며 여기에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들이 척추 통증을 유발하게 될 것이다.
척추 통증의 치료는 척추의 문제를 얼마나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그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에 치료 결과가 달려 있다. 지금 시행되고 있는 많은 척추 통증 치료들도 어찌 보면 앞에 언급한 두 가지 원인 중 어느 것을 우선으로 하느냐에 치료 방법이 나누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오랜 시간 동안 척추 통증 치료에서 스테로이드 치료는 만병통치약처럼 여겨져 왔지만 스테로이드 과용으로 인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제기되면서 스테로이드 사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치료법이 지속적으로 연구되어 왔다.
물론 신경 손상의 상태나 통증 정도에 따라 아직은 스테로이드 치료가 필수 불가결한 시절이기는 하다. 그리고 소량의 스테로이드는 몸에 큰 지장 없이 오히려 치료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스테로이드를 최소로 사용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척추치료를 할 수 있는 치료법이 소개되고 있다.
또한 척추 카테터, 레이저 등의 발전으로 스테로이드를 쓰지 않고도 효과적으로 척추 통증을 치료할 수 있는 치료법이 속속들이 소개되고 있다. 미래에는 더욱 안전하고 효과적인 통증 치료법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척추 통증 치료를 효과적으로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치료 후의 적절한 관리, 재활 및 일상 생활의 관리가 중요하다.
척추 치료에서 모든 것을 비수술로 커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더욱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 그리고 재활까지, 척추 질환에 대해 포괄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환경에서 치료받는 것이 필수적이라 하겠다.
/정리=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