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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총선과 북풍(北風), 역풍(逆風), 남풍(南風)

 

28일, 청와대는 북한의 잇단 대남도발위협과 관련해 수시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안보상황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4·13 국회의원 총선거, 즉 총선이 보름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에 있다. 총선 정국에서 북한이 잇달아 대남위협의 수위를 높이고 이에 대응해 우리 정부가 대북경고의 강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총선의 후보등록 첫째 날인 지난 24일, 이례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위협 대비 ‘전국경계태세’의 강화 지시와 함께 국민들에게도 유사시 비상상황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이는 전날,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청와대를 타격대상으로 거론한 중대보도의 발표에 이어진 것이다. 지난 26일에도 박 대통령은 ‘제1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사를 통해 “무모한 도발은 북한정권 자멸의 길이 되고 말 것”이라고 강력히 대북경고를 보냈다. 같은 날, 북한도 군전선대연합부대 장거리포병대의 ‘최후통첩장’을 내고 우리군의 ‘북한핵심시설정밀타격훈련’ 등과 관련해 박대통령이 공개사과하지 않으면 청와대를 선제타격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이에 대해 우리군의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는 “도발행위는 북한정권을 파멸에 이르게 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드디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청와대와 주요 정부기관들을 목표로 하는 장거리 포병대의 집중화력타격연습을 직접 지도한 동영상을 27일 공개했다. 이날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지도 밑에 장거리포병대 집중화력타격연습 진행”이라는 제목의 20분 분량에 달하는 기록영화의 동영상을 방송했다. 같은 날 일요일 오후, 북한의 계속된 청와대 타격 위협 등 대남도발 수위의 고조와 관련해 청와대도 예정에 없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위원회를 긴급 소집했다.

이와 같이 총선 국면에서 남북관계는 군사적 긴장도를 더해 전쟁 일보 직전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형세를 보여주고 있다. 그 형세의 논점에는 다가오는 총선에서 북풍(北風)이 과연 어떤 변수로 작용할 것인가에 집중되고 있다. 불행한 일이지만, 우리는 그 동안 선거 때마다 북한의 대남위협을 강조하는 북풍이 하나의 선거악용으로 작동했던 부끄러운 역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987년 대선 때 북한의 KAL기 폭파사건으로 당시 민정당(여당) 노태우 후보, 1992년 대선 당시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사건’으로 민자당(여당) 김영삼 후보, 15대 총선(1996년) 때는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총격전(이른바 총풍)으로 신한국당(여당), 1997년 대선 당시 ‘판문점 총격 요청 사건’에도 새정치국민회의(야당) 김대중 후보가 승리했다. 그 이후 2010년 지방선거 때 ‘천안함폭침사건’에도 민주당(야당)이 승리했다.

이처럼 선거 때 북풍은 여당에게 선거전략의 일환으로 악용됐던 것이다. 이는 여당이 북풍을 이용해 국민에게 안보불안감을 조장하고, 그 불안감을 여당지지의 여론몰이로 이용했다는 사실이다. 문제는 북풍의 악용이 강화되면 될수록 선거공약의 정책경쟁에 대한 유권자의 선택자유권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 있다. 북풍의 악용은 자유민주주의체제에서 민주적 선거의 본질을 침해하는 것이다. 그 본질은 바로 유권자의 선택자유권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한민국이 진정으로 자유민주주의국가라면, 선거 때 북풍의 악용은 오히려 유권자의 심판으로 역풍(逆風)만 키우고 말 것이다. 역풍은 오히려 바람이 부는 쪽을 향하여 바람을 안고 되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렇다. 만약 우리가 선거 때 북풍의 이용에 현혹되거든 그 북풍은 역풍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할 것이다. 역풍이 두려운 일이라면, 차라리 눈과 귀를 막고 몸을 움츠리는 동토(凍土)의 북풍보다 봄바람과 꽃바람으로 마음과 몸을 살포시 여는 따뜻한 남쪽나라의 ‘남풍’(南風)을 기대해 보자. 그 바람은 바로 해마다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남촌’의 이상향에서 부는 남풍을 좋아한 김동환(金東煥) 시인이 ‘산 너머 남촌에는’의 시에서 노래한 것처럼.

“산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꽃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풍(南風) 불 제 나는 좋대나…”